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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더 길티

[새영화] 더 길티 욕망에 사로잡힌 변호사 파멸 과정 유능한 변호사와 미모의 여비서. 앤소니 월러의'더 길티(The Guilty)'는 이렇듯 로맨틱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법한 인물들을 내세운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다리를 꼬고 앉아 먼저 유혹한 뒤 결정적인 순간에 등을 돌린 여비서와 이를 무시하고 성폭행한 상사가 서로 협박하면서 팽팽한 대결을 벌이는 과정이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일단 수임받은 사건은 승소하고야 마는 변호사 캘럼 크레인(빌 풀만)은 사회적명예, 행복한 가정, 막강한 파워를 두루 누리고 있다. 어느날 퇴근 무렵 밤늦게 까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갓 입사한 여비서의 자태에 넋을 잃고 은밀한 술자리를 마련한 것이 화근이 된 것. 상사의 완력 앞에서 자신을 지키지 못한 여비서 소피 레논(가브리엘 앤워)은 그날 이후 곧바로 해고당한 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복수에 나서게 되고, 그날 밤 `실수'가 세상이 알려지면 굴러들어온 연방판사직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빠진 크레인은 살인청부까지 서슴지 않는다. 우연한 기회에 이들과 인연이 닿은 네이선 코리겐(데본 사와)은 갓 형무소에서 나와 한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찾고 있는 도중에 이 변호사로부터 살인청부를 받아 번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진상의 실체에 접근해가면서 꿋꿋하게 정도(正道)를 지켜 나간다. TV작가 사이먼 부크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일단 스릴러의 구비요건을 제대로 갖췄다는 평가다. 시시각각 거듭되는 반전으로 거미줄 같이 얽혀 있는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관객들이야 뻔히 알고 있는 사건의 진실에 아무런 연고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하나씩 내세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게 하는 구성도 흥미롭다. 전작 '무언의 목격자''파리의 늑대인간'에서 긴박한 설정으로 스릴러 구성의 독특함을 선보인 앤소니 윌러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무언의 목격자'에서 사건현장을 발견한 주인공이 밀폐된 공간에서 범인의 추적을 피해 빠져나가는 긴박한 장면, '파리의 늑대인간'에서 사람의 피를 찾아 다니는 인간 늑대들의 독특한 설정들이 그러했다. '더 길티'에서는 모든 사건이 종료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찾아오는 반전은 그의 작품의 결정판이다. 이 작품은 레바논 태생인 월러 감독이 유럽에서 할리우드로 활동무대를 옮긴 뒤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크레인 역의 빌 풀만은 지금까지의 로맨틱한 이미지를 털어내고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을 끝없는 파멸로 이끌고 가는 잔인하고 야비하면서도 비인간적인 악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변신을 선보였다.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와 탱고 춤을 춘 가브리엘 앤워와 할리우드 청춘스타 데본 사와 등도 연기 호흡을 잘 맞췄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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