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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對EU 자유무역협정 승인

국민투표서 67.2% 지지, '경제고립주의' 탈피제 1차 세계대전 이후 80여년동안 주요 국제기구 가입을 거부하며 영세중립을 선언해온 스위스가 고립주의에서 한발 물러섰다. 스위스 국민들은 21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과의 자유교역협정을 67.2%의 높은 지지율로 통과시켰다. 지난 92년에 유럽경제지역협력체(EEA) 가입을 거부했던 스위스인들이 불과 8년만에 입장을 바꾼 것.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 투표결과에 대해 『스위스가 유럽에서의 고립을 끝내는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요세프 다이스 스위스 외무장관 역시 예상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자 『국민들의 용감하고 미래지향적인 결정에 매우 기쁘다』며 투표결과를 환영했다. 내년 1월부터 발효되는 협정안은 오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외국인의 스위스 내 취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05년까지 40톤이상 대형 화물트럭의 영내 통과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유럽 국가간 여행 연구개발 농산물유통 정부구매 기업설립 등 총 7개분야에 걸쳐 각종 규제조치가 철폐 내지 완화될 예정이다. 유럽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역사적으로 주변 열강들로부터의 잦은 외침과 내정간섭을 겪어온 스위스인들은 아직까지 국제연합(UN)에도 가입하지 않을 정도로 뿌리 깊은 외세 불신감정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빗장을 열기로 한 것은 더이상의 경제고립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스위스는 현재 수입과 수출의 80%와 65%를 15개 EU 가입국들과의 교류를 통해 해결할 정도로 대(對)EU 경제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UBS 은행에 따르면 이번 협정 통과로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0.5~1%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고립의 대가가 상당했던 것. 외국인 불법 취업에 대한 우려와 비이성적 국민감정만으로 더이상 장벽 뒤에 안주하고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스위스가 국제무대의 「보통국가」로 재진입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입력시간 2000/05/22 16:5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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