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와 중국의 경제 부진으로 하반기 박근혜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 능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섰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며 특히 부진한 설비투자와 고용을 살리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연구기관의 경제전문가들에게 하반기 경제전망을 물어본 결과 경기흐름은 하반기에 다소 나아지겠지만 강도는 미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관심을 끌고 있는 선진국의 출구전략 등에 대한 질문에는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출구전략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겠지만 연내에 급격히 단행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경우 예상보다 부진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ㆍ국제금융경제실장은 "빠르지 않아도 미국경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규제완화와 재정ㆍ금융정책을 종합한 적극적인 경기부양믹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본부장은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나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는 설비투자 부진을 걱정했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설비투자 지표가 올해 7월까지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며 "8월부터는 플러스로 돌아서겠지만 연간 전체로 봐서는 여전히 설비투자 증가율이 굉장히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간 2%대 정도만 기록해도 최소한 예상치는 달성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규제완화와 더불어 환율ㆍ재정정책을 포괄하는 '거시ㆍ미시' 조합정책을 하반기에도 지속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규제완화가 투자활성화를 위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배 본부장은 "저성장 우려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이 많이 지쳐 있는데 규제에 따른 피로감마저 쌓여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더구나 정부가 재정을 조기 지출하기로 하면서 연말로 가면서 점점 더 시장에 풀 수 있는 돈이 적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 부문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반기 내수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밝지 않은 톤이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내수 부문은 갑자기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상존해 있고 인구 고령화 등 중장기적인 변수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내수개선이 단기간에 어려운 만큼 수출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은 "우리나라는 수출을 해야 성장을 할 수 있는 경제구조"라며 "따라서 적정 수준 이상의 고환율 정책을 운용하는 게 좋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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