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銀 임원교체, 연령파괴확산 예고

모두 40대 시티銀출신 3명영입,내부3명 승진한미은행이 씨티은행 출신 3명을 경영진으로 영입하고 6명의 임원을 교체하는 대폭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씨티은행 출신의 하영구 행장이 전문성을 갖춘 옛 동료들을 대거 끌어들여 사실상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내부에서 승진한 3명을 포함해 신임 임원이 모두 40대로, 은행권에서 가장 젊은 경영진으로 새 틀을 짜게 됐다. 은행 경영진의 '연령 파괴'추세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정경득 부행장 등 6명을 퇴진시키고 내부에서 3명, 외부에서 3명을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미은행은 내부에서 서경표 종합기획팀장(49), 안용수 서여의도 지점장(49), 이수화 여의도 지점장(47)을, 그리고 외부에서 원효성 씨티은행 카드ㆍ마케팅담당이사(40), 강신원 씨티은행 지점 및 세일즈 총괄 이사(44), 박진회 삼성증권 운용사업부 담당상무(44) 등 모두 6명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

박진회씨가 삼성증권으로 옮기기 전 씨티은행 자금담당으로 재직했던 점을 감안하면 외부영입 3명 모두 씨티은행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한 분야에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춰 씨티은행 시절 하 행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하영구 맨'들.

이번 인사는 하 행장이 노조의 반발 등을 무릅쓰고 팀웍을 맞춰 일할 경영진 내부의 '엔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취임후 묵묵히 내부 파악에 몰두했던 하 행장이 이제부터는 변화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모두 40대가 임원으로 발탁 또는 영입됐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속 부ㆍ팀장급 인사 역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연공서열이 파괴되고 하 행장이 늘 강조해온 전문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한 '상징적' 인사 케이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씨티은행에서 영입한 새 임원들과 호흡을 맞출 실무진들의 대대적인 스카우트도 있을 수 있다.

한편 이번에 퇴임한 정경득 부행장은 한미캐피탈 대표로, 박석원 부행장은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김영동 본부장, 서방현 본부장, 유재환 본부장, 황주경 본부장 등 4명은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프로필>

■서경표 이사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 82년 심사역으로 한미은행과 인연을 맺은 후 런던사무소장과 LA 지점장을 거쳐 올 4월부터 종합기획팀장으로 일해왔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일처리가 깔끔하다. 52년 서울생.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 MBA.

■안용수 이사

83년 한미은행에 입행한 이후 뉴욕 사무소장을 시절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선 지점에서 일했다. 명동ㆍ여의도 지점 등 큰 지점에서 영업감각을 익혔고 특히 본점 심사부에서 오래 일해 여신관련 해박한 지식이 겸비돼 있다. 52년 서울생. 보성고, 고려대 경영학과.

■ 이수화 이사

87년 국제부에서 시작해 홍콩지점 심사역과 국제금융팀 조사역을 맡는 등 외화자금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 삼성센터와 삼성동ㆍ여의도 등 대형 지점의 지점장을 두루 거치면서 업무 추진력에 대해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54년 서울생. 경북고, 경남대 경영학과.

■ 원효성이사

지난 88년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인연을 맺어 마케팅 분야에서만 10년 이상 일했다. 90년대초 씨티은행 소비자금융을 정착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영업 전략에 관해서는 국내 제일의 전문가로 꼽히며 이번 신임 임원 중 가장 젊은 만 40세. 60년 서울생.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인디애나 경영대학원 MBA.

■강신원 이사

대한항공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MIT 연구소를 거쳐 89년 서울지점 마케팅 부장으로 씨티은행 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소비자금융 확대를 염두해 두고 있는 하 행장의 전략이 스카우트로 이어졌다. 57년 경기도 출생. 서울대 공대 공학박사, 미국 MIT 석사.

■박진희 이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사. 외환거래 책임자와 자금담당 본부장, 자금 및 자본시장담당 총괄 상무를 거쳐 지난해 4월부터 삼성증권에서 자산운용 담당 상무로 일해왔다. 57년 서울생. 서울대 무역학과, 미국 시카고대 MBA, 영국 런던 정경대(LSE) 경제학 석사.

성화용기자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