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경제학회장인 이만우(사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 "표만 생각하는 것으로 재원 마련 등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이 교수는 19일 "여야 할 것 없이 복지공약을 너무 많이 내고 있는데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21일 한국경제학회 총회에서 하성근(연세대 교수) 현 학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제42대 학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경제학회의 올해 중점 활동계획으로 복지제도의 위험요인 점검을 꼽았다.
당장 다음달부터 연금재정 등 기존 복지제도가 얼마나 건전한지, 어떤 위험요인이 있는지 등을 학회 차원의 각종 세미나를 통해 제대로 실상을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소득층의 세 부담을 늘리는 이른바 '부자 증세'는 "세수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는 "우리 경제의 '파이'를 늘려 성장 잠재력을 증대시키고 이를 통해 세원을 확대해 세수를 증대시키는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선거철이 되니까 '부자 증세'라는 구호가 또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치권의 '재벌 때리기'에 대해서는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재벌 대기업들이 납품 중소기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함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당국에는 물가불안 탓에 성장보다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이 돈을 많이 풀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매우 풍부해져 물가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정책을 포함해 당국이 경제의 '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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