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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금감원, 인사홍역 3개월
입력2002-03-24 00:00:00
수정
2002.03.24 00:00:00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인사 홍역이 3개월여만에 일단락됐다.금감위, 금감원은 그간 학연시비, 연령순 대기발령에 따른 고참간부들의 불만,현안 업무팀의 잦은 변경, 낙하산시비, 공석방치, 항명사태에 따른 좌천인사, 부원장들의 사의표명 등 사상 유례가 없었던 인사파동을 겪었다.
금감위.원은 23일 행정자치부의 직제개편 승인후 2개월 지난 뒤에야 공보관 자리에 윤용로 국장을 임명했으며 앞서 국민은행 복수감사직 내정에 반발하던 이순철부원장보를 연수원 담당으로 좌천시켰다.
또 `이 부원장보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정기홍.강권석부원장의 사의는 반려했다.
이 부원장보의 조치 수용으로 일단락된듯 싶은 금감위.금감원 인사는 그러나 봉합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감원 노조가 퇴직간부들의 금융기관 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에 대해 헌법소원 제기를 준비중이어서 `인사파동'은 또다시 어디에서 시작될지를 알 수 없게됐다.
금감위.원의 인사홍역이 시작된 것은 지난 연말부터.
연말 강병호 부원장의 퇴임을 앞두고 부원장 후보와 후속 인사폭을 둘러싼 입소문으로 `업무공백'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어 단행된 임원 승진인사에서 능력에 상관없이 48년생 나이순으로 11명의 국장급 간부를 자르는 구태가 되풀이됐고 국장급 인사에서는 위원장이 나온 대전고 출신 인사 5명이 핵심포스트에 배치 돼 학연 편중인사 시비까지 낳았다.
금감위도 부이사관 자리를 8개월여 비워둔채 뒤늦게 승진 인사를 낸데다 현대투신 매각협상을 맡는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자리는 강권석 위원이 금감원 부원장으로 옮긴 1월중순부터 3월초까지 공석으로 남겨뒀다. 협상팀의 잦은 변경도 비판의대상이었다.
인사파동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이순철 부원장보의 인사항명 파문이었다.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 이 부원장보를 `낙하산 인사' 시비를 무릅쓰고 국민은행 감사로 내정했으나 이 부원장보가 `복수감사'에 반발, 감사직 수용을 거부해 사실상 `조직의 장(長)'에게 항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 부원장보에 대한 설득 과정에서 금감위와 금감원간의 해묵은 갈등이 표면화되고 정기홍.강권석 부원장이 `누를 끼쳤다'며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은행은 22일 주총에서 이 부원장보가 감사직을 맡지않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도 감사로 선임, 서류상으로 감독기관인 금감원과 피감기관인 국민은행 임원을 겸직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결국 금감원은 이 부원장보에 대해 사실상 보직해임인 업무분장 제외조치를 내리고 연수원 관리를 총괄토록 함으로써 사태를 마무리하려하고 있지만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의 권위나 조직관리능력은 손상될대로 손상된 상태다.
이 위원장이 앞으로 기강확립 차원에서 `찬바람'을 내겠지만 만신창이가 된 조직을 추스르고 다독거리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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