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창업만 해 놓고 관리와 세세한 매장 운영에는 손 떼겠다는 마음이라면 애초 시작하지 않는 게 현명합니다. 지난해 추석·설 명절 연휴 기간때 5일 쉰 게 전부입니다. 점주가 매장에 상주하느냐 마냐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카페베네 문래점에서 만난 민청원(49·사진) 점주는 창업 성공 노하우로 세세한 애정과 관심을 꼽았다. 진부한 표현임에도 의외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그는 '작은 날갯짓'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낸 창업인이다.
LG실트론 등 크고 작은 상장기업에서 재무관리업무를 맡았던 민 점주는 회사를 그만두고 평소 즐겨 마셨던 커피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2012년 2월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신한건설점을 오픈하며 카페베네와 첫 인연을 맺었다. 매달 실시하는 위생점검에서 2년 연속 우수 점포로 선정되는 등 철저한 매장 관리는 매해 매출 15% 성장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줬다. 신한건설점이 자리를 잡아갈 무렵 민 점주는 올해 4월 서울 문래점을 중도 인수해 두 개 매장을 운영하는 어엿한 점주가 됐다. 문래점 역시 그의 손길이 닿은 후 매출이 인수 전보다 16.% 이상 상승했다. 카페베네 문래점이 있는 우리벤처타운 빌딩 1층에는 경쟁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이 있음에도 매출 호조세인 배경에는 민 점주의 세세한 판촉 마케팅이 한 몫 했다.
"경쟁사 마케팅을 따라하는 것을 부끄러워말고 좋은 건 과감히 취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민 점주는 인근에 위치한 경쟁사 매장이 오전 11시까지 아메리카노·카페라떼 20% 할인을 진행하자 오전 11시까지 전 음료 할인혜택을 내걸며 소비자 구미를 당겼다. 카페베네 점주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음료 구매 쿠폰제도를 실시해 문래점 고정 방문객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본사가 제공하는 POP(제품 홍보 포스터)와 매뉴얼 북(제품설명서)을 적극 활용해 시각적 주목도를 높인 것도 민 점주만의 틈새 마케팅이다. 그는 "본사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POP 출력을 더 요청한다"며 "매장에 들어섰을 때 1차적으로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출입문, 매장 벽면, 테이블 등 시선이 머무는 곳곳에 POP를 붙여 구매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에서 제공하는 매뉴얼 북을 버리지 않고 제품 이미지를 일일이 오려 코팅해 메뉴판 제품 이름 옆에 붙인다.
민 점주는 "신제품이 쏟아지고 채 이름을 알리기도 전에 자칫 묻혀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시각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면 관심 없던 제품에도 한 번 더 눈길이 가고 호기심에 제품을 구매하는 것 같다"고 노하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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