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업종 기업들의 주가가 중국에서의 사업 상황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화장품 등 뷰티업종은 올 들어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패션업종의 주가는 기대와 달리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5만1,000원(3.4%) 오른 15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172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연초 주가와 비교하면 6개월도 안되는 기간에 54.02%나 뛰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161890)도 연초 대비 58.9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4월7일 분할 상장한 코스맥스(192820)는 20일까지 수익률이 42.86%에 이른다. 화장품 관련 종목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화장품 원료 업체들까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씨티(138360)는 연초보다 109.48%, 바이오랜드(052260)는 54.05%, 대봉엘에스(078140)는 49.14% 올랐다.
화장품 관련주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중국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어서다.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3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한국(약 10조원)의 4배인 45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1인당 화장품 소비금액은 세계 평균 76.1달러의 절반 정도인 32.7달러로,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현지에서 고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이 전년보다 30.0% 증가한 4,4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맥스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37.8% 증가한 1,0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콜마의 올해 예상 매출은 지난해보다 74% 늘어난 36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에 의류를 수출하는 LF(093050)·베이직하우스(084870) 등의 주가는 부진하다. LF의 주가는 올 들어 18.23% 하락했고 베이직하우스는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화장품 관련주에 비해 중국 모멘텀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이다. LF의 경우 중국 내 비용 증가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3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지만 사업비 부담으로 매출의 절반 정도가 영업손실로 기록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F는 올해도 30%가량 성장해 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면서도 "매출 신장보다 손실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내 성장률이 둔화된 것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 연구원은 "베이직하우스는 2012년까지 중국에서 연평균 30~40%씩 성장했지만 올해는 10%대로 떨어져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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