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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쉬고 즐기고 한강은 친구다

접근성 좋아진 공원서 다양한 레저…

올 여름 인공해변도 조성…봄엔 벚꽃, 가을엔 불꽃놀이…

외국인 관광명소로 업그레이드

매년 10월 경 여의도 한강변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반포 한강공원의 서래섬 유채꽃 축제.

서울의 랜드마크 ''63빌딩'' 전경.

자칭 '화려한 싱글'인 30대 회사원 안소은씨는 지난해 여름 친구와 프랑스 파리로 휴가를 갔다가 색다른 풍경에 감탄했다. 센강변에 해변에서나 보던 파라솔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그 아래 바닷가에 온 듯 비키니를 입고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본 것. 안씨는 "도심 한가운데 강을 따라 마련된 모래밭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여름이 되면 한강 수영장에도 비키니족이 종종 등장하지만 센강은 휴식과 관광, 이벤트가 어우러진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안씨의 말대로 해마다 7월이 되면 파리 시청 앞 센강 우안 강변도로에는 모래 수천톤이 쌓이고 바다 느낌이 물씬 풍기는 파란색 파라솔이 등장한다. '파리 플라주'라 불리는 인공 해변의 풍경이다. 첫 선을 보인 지 올해로 13년이 되는 파리 플라주의 시초는 지난 2002년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도심 무료 바캉스 프로젝트. 이제는 파리 시민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일부러 찾는 파리의 대표적인 여름철 관광 명소가 됐다.

올여름엔 한강 변에도 파리처럼 인공 해변이 생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 둔치에 인공 백사장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파라솔과 탈의실 등을 마련해 과거 한강 백사장에서 뛰어놀던 모습을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강 인공 해변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이곳 역시 파리 플라주처럼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이색 관광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서울의 젖줄, 한강이 달라지고 있다. 시민에게는 더 가까운 휴식 공간으로, 외국인에게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 서울의 상징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서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강은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총길이 497.5㎞, 강폭 600~1,200m의 거대한 하천이다. 평시 대비 홍수시 수량을 나타내는 하상계수는 390으로 프랑스 센강의 10배나 된다. 수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크지만 대도시 한가운데서 시민의 생활 공간이자 관광 명소로서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천연 자원인 셈이다.

그간 한강은 파리의 센강이나 런던의 템즈강 등 유명 관광지의 도심 하천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울시와 자치구, 그리고 한강 주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노력 덕분에 휴식·레저·문화 공간으로서 한강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게다가 한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강의 야경, 공원 등을 접한 외국인의 발길까지 계속 늘면서 관광 자원으로서 추가 개발의 필요성까지 높아졌다.



한강변 여러 공간 중에서도 시민 휴식 공간과 관광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여의도 한강공원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지난 해 11개 한강공원 중 방문객이 1,90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난지도(530만명), 3위 반포(350만명) 등과 격차가 두드러진다. 5호선 여의나루역, 9호선 샛강역 및 여의도역 등 지하철역과 바로 연계되고 버스 노선도 많기 때문이다. 물빛광장, 천상계단 등 공원 내 다양한 즐길 거리는 물론 계절마다 다양한 문화행사, 축제가 많아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봄에는 벚꽃축제가, 가을에는 불꽃축제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또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의 노량진 수산시장, KBS, 63빌딩 등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63빌딩 운영자로서 매년 불꽃축제를 주최하고 있는 한화 관계자는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는 한강유람선 프로그램, 노량진수산 시장 투어, 한류스타 초청 콘서트 등 콘텐츠가 풍부하다"며 "이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묶어 외국인 대상 관광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 측은 우선 올가을 불꽃축제 기간에 외국인이 선호하는 K-POP 콘서트, 비보이 공연, 미디어파사드 공연 등의 문화 관광 요소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북서쪽에 위치한 난지 한강공원도 평화공원 브리지, 난지 중앙연결 브리지 등 접근성이 개선된 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여름이면 물놀이장에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북적이고 캠핑장은 주말 예약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

남쪽에 위치한 반포 한강공원은 '세빛 둥둥섬'이 지난 해 10월 정식 개장하면서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레스토랑과 카페, 펍 등이 밀집해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야경을 즐기며 맥주 한잔 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봄에는 서래섬 유채꽃이, 늦가을에는 반포대교 상류 갈대밭이 강변의 정취를 더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한강변의 또다른 명소는 뚝섬이다. 한강공원으로 조성되기 전부터 강변유원지로 유명했던 뚝섬 한강공원은 지하철과 바로 연계되는 높은 접근성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윈드서핑, 수상스키, 모터보트 같은 수상스포츠와 인공 암벽장 등을 할 수 있어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뚝섬 한강 공원의 또다른 장점은 젊음의 거리인 건대사거리와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지난 4월 문을 연 팝업컨테이너쇼핑몰 커먼그라운드,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자양골목시장, 트렌디한 패션·잡화 가게 등이 즐비해 있어 쇼핑과 휴식, 레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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