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단숨에 세계 3위에 오른 중국의 샤오미가 이번에는 저가형 태블릿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선점하는 태블릿 시장에서도 가격을 무기로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초저가형인 100달러대 9.2인치 태블릿PC를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명 '2014811'로 알려진 이 태블릿은 '미패드 7.9'의 후속 모델로 중국 전파인증기관인 공업정보화부의 LTE 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9.2인치 크기에 1,280x720 해상도 HD 디스플레이 패널을 장착했고, 퀄컴 스냅드래곤 410 1.2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아드레노 306 GPU가 탑재됐다. 메모리는 1GB, 저장공간은 5.8GB로 약 8GB 용량의 내장메모리에, 듀얼 카메라도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 모델 뿐만 아니라 GSM과 WCDMA 등의 LTE 모델도 지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격은 사양이나 기존 제품의 가격을 고려했을 때 599위안(약 10만8,000원) 수준"이라며 "출시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와 성능 면에서 유사한데 가격은 4분 1 수준으로 태블릿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100달러대의 초저가 태블릿을 출시하는 것은 '고스펙 저가'라는 고유의 장점을 살려 태블릿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산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 같은 전략으로 창립 4년 만에 세계 3위까지 성장했다. 태블릿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화웨이 등 다른 중국 기업과 다르다. 소프트웨어에 높은 경쟁력을 갖춘 애플처럼 독자적인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샤오미는 기존 안드로이드를 자체적으로 커스텀한 독자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가 7,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샤오미는 이 운영체제를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더 나아가 TV 제품에 탑재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사용자 수를 2억 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급부상한 샤오미는 이미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중국의 애플'로 불리면 애플과 삼성전자를 뛰어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셈이다.
이미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최대의 태블릿 업체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7월 자사의 첫 번째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3분기 말 현재 중국 3위의 태블릿 업체로 성장했다. 중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6%를 기록한 샤오미는 삼성에 불과 0.6% 포인드 뒤진 상태. 하지만 태블릿을 출시한 지 1분기 만에 중국시장에서 3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여 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샤오미가 아직 의미 있는 점유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도 곧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샤오미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이 자국인 중국과 신흥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며 과연 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로서도 100달러대 태블릿 제품의 출시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시장에서 의구심을 갖는 것처럼 북미와 유럽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으며 샤오미가 세계 1위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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