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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 들어오나

미국 아직 돈풀기 지속… 중국 경기도 회복세…

외국인 순매수로 방향 틀어 코스피 상승세 탄력 받을듯


외국인의 삼성전자(005930) 집중 매도로 급락했던 코스피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장중 발표한 홍콩상해은행(HSBC)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전망치를 웃돌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이 아직 돈 풀기를 이어가고 있고 유럽도 확정적 통화정책을 내놓은 만큼 글로벌 유동성이 지수 상승을 이끄는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민감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5%(6.85포인트) 오른 1,974.92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일 20포인트 넘게 빠졌던 급락세가 진정된 것이다. 2ㆍ4분기 실적 우려감에 연일 삼성전자를 매도하던 외국인이 이날 49억원 순매수로 방향을 틀면서 지수가 안정을 찾았다. 외국인은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삼성전자 주식 3,487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에 대한 문제보다는 지배구조 이슈를 보고 뒤늦게 들어온 외국인이 단기적으로 주가가 빠지자 서둘러 매도에 나섰던 때문"이라며 "이날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을 볼 때 실적에 대한 우려감보다는 가격 매력이 더 크다는 본질적 측면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안정을 찾은 코스피지수가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한풀 꺾였고 유럽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 여기에다 이날 발표한 HSBC 6월 제조업 PMI가 시장 전망치 49.7을 크게 웃돈 50.7을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주식시장은 연일 신고가 행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때 펀더멘털보다는 유동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살아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최근 2년간 외국인 수급을 살펴보면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때 국내 주식시장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면서 "유럽이 본격적으로 돈을 풀고 있는 가운데 최고가 랠리를 보이는 미국 증시에 대한 부담을 느낀 글로벌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한 매수세를 나타낸 3월 말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6조원 수준.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가 유사하게 나타났던 7월 이후 석 달간 16조원 넘게 사들인 것을 고려하면 아직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2ㆍ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는 점과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다. 따라서 상장사의 2ㆍ4분기 실적의 뚜껑이 열리는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 코스피지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10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함에 따라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투자 주체의 실적 민감도가 커졌다"면서 "2ㆍ4분기 실적이 현재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환율 하락의 영향도 있는 만큼 7월 중순 실적 뚜껑이 열리는 것을 보고 가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팀장은 이어 "환율 방향성 자체는 변함이 없겠지만 하락 속도는 이미 진정됐다"면서 "실적을 확인하면 시장의 우려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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