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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가 이사람] 한광희 비비안 상품기획부 과장
입력2001-01-04 00:00:00
수정
2001.01.04 00:00:00
[패션가 이사람] 한광희 비비안 상품기획부 과장
여자 속옷만 11년 "척보면 치수 알죠"
'웬만한 여자들은 척 보면 속옷 치수를 알 수 있죠.'
밝힘증 환자(?)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여자 속옷만 11년이 넘게 만져 온 한관희비비안 상품기획부 과장(사진)의 눈대중은 놀라울 정도다.
그가 하는 일이 여자 속옷을 기획하고 생산 관리하는 일이다 보니 어디서든 여성들을 보면 자연스레 직업의식이 발동한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한 과장은 금융업보다는 실물을 만질 수 있는 제조업체를 선호, 비비안에 입사했다. 그는 정말 그의 소원대로 여자 속옷을 실컷 만지며 살고 있다.
그는 "시장 조사차 점포에 들러 샘플들을 둘러보고, 만져봐야 할 때가 있다"며 "이때마다 따가운 시선이 곤혹스럽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간혹 직장 동료들과 모인 술자리에서 속옷에 관해 진지한 업무회의를 할 때도 주위에서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그러나 한과장은 누구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패션 트렌드 분석, 소비자들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히트 상품이 나오게 되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제품을 입어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시장조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매년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 해외에 나가 패션 선진국들의 제품들을 연구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가 개발한 제품만도 수십가지. 그 중에서도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투씨브라'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이다. 투명 어깨끈으로 아예 속옷을 드러낼수 있도록 만든 이 제품은 당시만 해도 다소 파격적이었던게 사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만도 20만개 이상 팔려나갔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과장은 "올 상반기에도 획기적인 신제품을 기획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아직 극비"라며 밝게 웃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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