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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오다가다] 자사주 매각 놓고 속타는 KB금융

PF부실·저축銀 사태로 금융주 신뢰도 뚝<br>데드라인 9월인데 주가 낮아 매각손 울상

요즘 KB금융 임원들은 주가만 쳐다보고 있다. 관계법에 따라 오는 9월 말까지 국민은행이 갖고 있는 KB금융지주 주식 9.05%를 매각해야 하는데 주가가 낮아 매각손을 입을 상황이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KB 측은 취득원가와 수수료 등을 더할 경우 주가가 5만7,750원을 넘어야 자사주 매각에 따른 손실이 없다. 그런데 연초 6만2,100원까지 갔던 KB금융지주 주가는 5만2,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매각가가 1,000원만 낮아도 349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시간도 빠듯하다. 법적 기한은 9월 말이지만 실무 처리과정 등을 감안하면 8월 말까지는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도 주가가 오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저축은행 문제, 외환은행 인수승인 보류 등 금융당국의 신뢰상실로 금융주가 단기간 내 오르기에는 부담이 많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대출확대와 자사주 매각 불확실성을 이유로 KB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KB의 우리금융 인수전 참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금융당국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KB금융의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가한다고 하면 외국인투자가들이 동요해 주가와 자사주 매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KB 측이 우리금융 인수전과 관련해 난색을 표시하는 한 이유도 자사주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떠나기 전인 지난 13일 "자사주 매각은 당분간 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손실을 보고 자사주를 파는 선택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어 회장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의 관계자는 "4월 투자은행들이 자사주 매각 물량에 2배에 달하는 매입의사를 표시해왔다"며 "아직 자사주 매각 기한이 많이 남아 있고 주가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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