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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작은 약속만이라도 지키자

첫 날 신문들을 펼쳐보니 새 천년은 엄청난 변화가 일 것으로들 예고하고 있다. 어떤 신문은 인간이 150세까지는 너끈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고 또다른 신문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학교에서 책과 가방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싱가포르에서 이미 첫 시도가 이뤄졌으니 이같은 예상이 현실로 될 날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정보통신을 비롯한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아침밥을 먹고 점심은 화성에서 들 날도 머지 않았다고 호들갑이다.새 천년은 꿈과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모두들 들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숫자인양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다. 그렇다. 21세기는 분명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를 우리의 것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그 변화에 휩쓸려 다니느냐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20세기 끝자락에도 많은 변화를 위한 다짐을 되뇌였다. 이른바 의식개혁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다짐을 과연 실천했을까. 기자는 별로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말로는 학벌을 폐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막상 자신의 일이 되면 『일단 우리 아이는 보내놓고…』하는 식이다. 남들이 먼저 변하지 않는데 내가 먼저 변하면 손해라는 이기주의는 아직도 우리 주위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육개혁 못지않게 시급한 정치개혁도 제자리걸음이긴 마찬가지다. 정치권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새로운 판을 짜고 있는 모양이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것 같다. 유권자들도 『달라지긴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자기잇속 챙기기에 더 바쁜 표정이다. 이제 곧 선거철이 되면 우리 집안사람· 우리 동창· 우리 고장 출신인사를 더 많이 배출하기 위해 난리법석을 떨 것이다. 우리가 새 천년 첫 해에 다짐해야 할 것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한 약속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일이 더 급하고 중요하다. 직장과 사회에서 학벌과 파벌주의를 척결하기 위해 하나하나 실천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벽돌을 쌓듯이 말이다. 이제 약속은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000년 우리 사회가 또 하나 이뤄야할 것은 권위의 회복이다. 우리는 지난해 사회 곳곳에서 무너지는 권위를 지켜봤다. 물론 권위주의는 혁파해야 한다. 그러나 권위까지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새 천년의 문을 여는 새 해,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다짐보다는 과거의 약속을 하나씩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그 약속을 모두 실천한 뒤에 새로운 약속을 해도 늦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모두 한가지만이라도 작은 약속을 실천하는 새해 새 천년이 되도록 노력해보자. /JJ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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