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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희망을 연다] 신호인 이웃과 함께 케이미디어 사장
입력2003-01-06 00:00:00
수정
2003.01.06 00:00:00
김민형 기자
지난달 21일 구로구 천왕동 `연세사회복지관`의 어린이들은 모처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 중소기업의 전 임직원 100여명이 복지관을 찾아와 같이 놀아주고, 목욕시켜주고, 청소도 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눴던 것이다.
외진 곳이어서 사람 발길이 드문 이 곳을 찾은 `천사`들은 복권인쇄 및 DVD타이틀 프레싱 업체인 케이디미디어의 임직원들. 이 회사는 연말뿐 아니라 매년 여름 고아원인 `에덴복지원`을 찾아 성금과 물품을 기증한다. 또한 장애인 복지시설 `한사랑 마을`에도 성금과 물품을 기탁하는 등 소외당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기업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케이디미디어가 이처럼 이웃들과 함께 하는 활동에는 언론사 출신인 신호인 사장의 철학과 의지가 담겨있다. 신 사장은 “별로 대단치도 않은 일을 하고서 인터뷰를 하는 게 부끄럽다”며 “적은 월급과 열악한 작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는 제조업 종사자들이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정이 더 많다”고 직원들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워했다.
하지만 케이디미디어의 `정`문화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부터 사회봉사활동 여부를 물어보는 신 사장에게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60의 나이에도 불구, 아직도 생산현장의 직원들과 회사 근처 해장국집에서 소주를 즐길 정도로 직원들과의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중요시한다. 신 사장은 “하루 10시간 이상씩 좁은 장소에서 함께 일하는 제조업종의 특성상 직원들간에 신뢰와 정이 없으면 서로 일하기 힘들다”며 “중소제조업체들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성격이 모난 사람보다, 성실하고 둥글둥글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신 사장의 마음이 통해서일까.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이 회사는 사내동아리가 매우 활성화돼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만도 볼링, 기타, 산악회, 사진, 봉사 동아리 등 5개나 된다. 특히 볼링동아리의 경우 매달 `사장배 대회`를 열만큼 인기 있는 동아리로 자리잡았다. 관리팀의 서용수 차장은 “회사 동료들과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함께 생활하다 보면 서로 얼굴 붉힐 때도 있지만, 봉사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하면 갈등 같은 것은 금새 없어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케이디미디어는 지난해 매출 242억원, 순이익 52억원을 기록해 제조업종으로는 드물게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20%에 가깝다. 이익의 분배에 대한 신 사장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기업의 이익은 직원들과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난해 전직원에게 250%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23% 가량의 현금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같은 거창한 말보다 하나하나 실천으로 옮기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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