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서울포럼 2010'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은 거시경제정책 방향에서부터 산업 분야별 발전전략, 국가브랜드 육성 등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제언을 쏟아냈다. 지난 7~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0'는 1,6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리에 끝났다.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파리 에펠탑, 뉴욕 자유의 여신상에 버금가는 한국만의 국가적 상징물(icon)과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한국사박물관 건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나 내수육성 등 산업정책에 대한 변화도 주문했다. 윌리엄 홀스틴 전 비즈니스위크 에디터는 "삼성ㆍ현대 등 한국의 대기업들은 경쟁력이 높아졌고 인지도도 상당하다. 이제 한국은 독일이나 스위스ㆍ덴마크처럼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슈테판 가렐리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는 "제조업의 각 분야에서 확고한 1위가 되고 난 후 서비스산업으로 넘어가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금융 등 서비스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수출전략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는 수출주도의 성장을 수정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장기화에 대비해 내수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별 전략도 제시됐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는 "기술력보다는 인간을 염두에 둔 단순ㆍ간결한 IT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레고리 스톡 UCLA 교수는 "바이오 혁명은 우리가 '한다, 하지 않는다' 문제가 아니라 언제ㆍ어떻게 하게 되느냐 일 뿐"이라면서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등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원격진료 등에 유리하다. 이를 헬스케어와 접목하면 훌륭한 수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십수년째 논란이 되고 있는 제조 대기업의 금융산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삼성ㆍ현대 등 한국 대기업이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거나 지분투자를 하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면서 "비(非)금융회사와 금융회사 간 방화벽을 마련하고 투명한 회계기준을 적용한다면 오히려 한국 금융산업이 더욱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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