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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이전협상 결렬
입력2003-11-17 00:00:00
수정
2003.11.17 00:00:00
고광본 기자
오는 2006년까지 용산기지를 오산ㆍ평택으로 옮기기 위한 협상이 잔류부지 규모를 놓고 한미 양국의 입장이 엇갈려 결렬됐다. 또 한국의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양측간 갈등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조영길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등 양국 대표단은 17일 국방부에서 제3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주한 미군을 조기에 이전한다는 양국 대통령 간 합의를 상기하며 이번에 합의 안을 도출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미국측은 연합사의 군사시설과 잔류병력 숙소 및 복지시설과 관련, 용산기지 잔류 부지로 28만평을 요구하면서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유엔사와 한미연합사를 모두 오산과 평택으로 옮기겠다는 입장을 제시, 17만평을 고수한 우리측과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큰 틀에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 다만 연합사와 관련시설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해 아직 양측 실무 논의가 있어야 한다. 올해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라크 추가 파병과 관련, 우리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시한 3,000명 수준의 재건부대 중심 파병 안을 제시했고, 미국은 수용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감사의 뜻만 표시했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은 `한국의 파병안을 수용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회피, 그 동안 요구해 온 5,000명 이상의 전투병 파병 주장을 굽히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양측은 주한미군을 한강 이남 2개 권역으로 2단계에 걸쳐 재배치ㆍ통합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재배치 1단계는 가능한 한 조기 착수될 것이며 2단계 재배치 시기는 양국 최고 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논의 단계가 아니다. 다만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군이 맡아온 10개 특정임무 가운데 8개는 조기에 넘기기로 합의했고, 2개는 한국군의 능력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이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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