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최고 성수기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면 두번째로 관객들이 많이 몰리는 때가 바로 여름 방학이다. 미술관ㆍ공연장 등에는 방학을 겨냥한 행사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특히 감성교육에 대한 교육계와 학부모의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는 창의력을 개발하고 한발 더 나아가 문제 해결 능력까지 키우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Eucation+Entertainment)형 행사가 부쩍 늘었다. ◇놀면서 배워요=올해 다섯번째로 열리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의 '미술과 놀이-펀스터'가 대표적 사례. 어린이와 학부모가 플라스틱병과 스티로폼 등 일상용품으로 놀이를 하고 비슷한 소재로 만든 작품을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미술에 등장하는 수학의 원리를 찾아볼 수 있는 사비나 미술관의 '미술과 수학의 교감2'도 지난해 이어 두번째로 열린다. 일정한 패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거나 작은 단위로 이뤄진 입체ㆍ기하학적 이미지의 작품에서 수학의 원리를 읽을 수 있다. 갤러리 잔다리와 덕성여자대학교가 공동으로 개발한 3일짜리 어린이 미술교육프로그램이 지난해 이어 두번째로 열린다. 단순하게 작품을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덤으로 샌들ㆍ가방ㆍ비치백 등을 직접 만들고 전시도 볼 수 있다. 어려운 경제 지식을 놀이와 체험을 통해 익힐 수 있는 전시도 준비됐다. '씽크 씽크 경제 놀이터'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행사에는 어린이들이 돈을 올바르게 쓰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교사가 도와준다. 여름방학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연이 있다. 바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 이해하기 힘든 클래식 공연에 전문가의 쉬운 해설을 곁들여 어린이와 청소년의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간다. 예술의전당에서 2001년부터 매년 인기를 끌고 있는 '스쿨 클래식' 과 수준높은 공연이 자랑인 '김대진의 음악교실' 등이 청소년 음악회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로 관객몰이=미국 작가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 탄생 55주년 기념 순회전이 일본과 홍콩을 거쳐 예술의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일본작가 쿠사마 야요이, 건축가 시게루 반, 한국 디자이너 그룹 노네임 삽의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들 보다 어른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스누피 덕분에 전시장에는 30대 이상 관람객이 많다는 게 전시 기획사 측의 설명이다. 어린이들 사이에 최고 인기를 누리는 TV시리즈 '마법전사 유캔도'도 무대로 장소를 옮겼다. 뮤지컬 '마법전사 유캔도'는 지난 4월 초연 이후 레이저와 최첨단 영상 장치를 동원하고 액션 장면을 보강하는 등 볼거리가 추가됐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피터팬'의 악당 후크선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후크선장과 따보'도 어린이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신나는 노래를 입힌 것이 공연의 장점이다.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 기념전이 덴마크와 영국 에든버러에 이어 한국에 왔다. 동화 '미운 오리 새끼' '인어공주'의 작가 안데르센의 모자ㆍ가방ㆍ부채 등 유물 25점과 안데르센 초고 복사본 등이 선보인다. 모형으로 꾸민 동화의 세계와 동화 쓰기 등의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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