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9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꼽히는 자영업자의 대출도 100조원을 돌파했다. 연체율도 가계대출의 두 배에 이르는데다 경기악화에 자영업자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과 농협 등 5개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달 말 102조8,000억원에 달한다.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퇴직자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40~50대의 창업이 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말 대출 규모는 92조8,000억원이었지만 올 들어 10조원(10.8%)이나 급증해 100조선을 넘어섰다. 자영업 대출이 한해 10조원이나 늘어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증가율도 올해 3ㆍ4분기까지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4.2%)의 2.5배 수준이다. 은행별로도 국민은행은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이 2조1,0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5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신한은행 역시 2,7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1조1,000억원(2010년 1,800억원 증가), 농협 1조원 등의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계부채에 가까운데 최근에는 연체율마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의 올해 3ㆍ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1.08%)은 가계대출 연체율(0.45%)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다른 은행들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2ㆍ4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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