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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 100대 기업 부침 심했다"
입력2005-05-11 13:47:57
수정
2005.05.11 13:47:57
우리 경제가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한 1955년 매출 상위 100대 기업중 글로벌 경쟁에 처한 현재까지 100위권안에 남아있는 기업은 7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기업들의 부침이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한국기업 성장 50년의 재조명' 보고서를 통해 100대 기업의 변천사를 분석했다.
◆격랑의 50년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55년 100대 기업중 CJ(제일제당), LG화학, 현대해상(동방해상보험), 한진중공업(대한조선공사),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사만이 지난해에도 100위권안에 포함됐다.
과거 1위 기업들도 역동적인 기업 성쇠의 역사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1995년 1위였던 삼양사와 1965년 1위였던 동명목재는 이미 100대 기업에서 빠졌고 1975년 1위였던 대한항공은 24위로 밀렸으며 1985년 1위였던 삼성물산은 18위로떨어졌다.
이에 비해 1975년만 해도 27위였던 삼성전자가 1위에 올라있다.
재벌들의 경우도 1964년 10대 그룹중 삼성과 LG만이 10대 그룹에 남아있을 정도로 부침이 컸다.
이는 과거 기업 성쇠가 정부의 산업 정책에 의해 좌지우지된데다가 외환위기까지 겪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못 갖춘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인 것으로분석됐다.
보고서는 지난 50년을 ▲적산기업 불하와 경제원조에 힘입어 3백산업(제분.제당.면방)에서 출발해 수출산업에 진출한 기반형성기(1995∼1970년) ▲정부의 수출정책에 맞춰 대기업들이 양적으로 성장한 고도성장기(1971∼1987년) ▲3저호황 등 고도성장을 하다가 외형성장에 치중해 수익성 등 경쟁력이 약화된 전환기(1988∼1997년)로 나눴다.
1998년이후는 대우그룹 해체 등 대마불사의 신화가 붕괴된 것을 비롯해 총체적인 환경 변화를 겪은뒤 첨단산업과 지식기반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환경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진행형이다.
◆기업 생태계는 현재 혼합림 시대
보고서는 기업 분포가 일부 기업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지만 중견기업이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은 58억달러로 포천지 선정 글로벌 100대기업의 11.0% 수준이고 평균 종업원수는 6천943명으로 3.7%, 평균 연령은 36살로 3분의 1 수준이지만 매출 증가율은 14.2%로 글로벌 기업 평균의 13.5%보다 높고 순이익률 등 수익성도 다소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KT 등의 경우 매출액이 10조원을 넘고영업이익률은 10%를 넘거나 육박하는 등 일부 기업들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글로벌대표기업보다 나은 측면이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다만, 100대 기업내에서도 상하위 기업간 격차가 커져 1965년에는 1위 기업의매출이 100위 기업의 6.8배였으나 작년에는 30배에 달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1988년 1천300여개였던 대기업이 해외이전 등으로 2002년 670개까지 줄고 있는 가운데 소기업이 중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해 허리가 부실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현재 기업 생태계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부 기업 등활엽수가 과거 침엽수와 공존하는 혼합림 상태"라며 "글로벌 환경에서는 세계 1위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만큼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최근 기업 환경의 특징으로 1980년대 중반까지도 업종 변화가 현저했던 100대 기업의 분포도가 안정돼있는 점을 지목하면서 최근에는 글로벌 경쟁력이성패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장 제조업체 609개사의 순이익률이 1995년 3.4%에서 지난해 8.3%로 높아지는 등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평균 종업원 수는 1천788명에서1천362명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이 위축된 점을 외환위기 이후 특징으로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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