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7일 발간한 ‘일본 총선 자민당 압승, 엔화 환율 주목해야’라는 보고서에 따르며 새로 집권하게 될 일본의 자민당이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당분간 엔화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신임 총리 지명이 확실시 되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엔고 저지와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양적 완화 정책 의지를 꼽았다. 다만 그 동안 장기간에 걸쳐 엔화 강세가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엔화 약세가 단번에 우리 수출 경쟁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최근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 강세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엔저ㆍ원고’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되며 추세화 될 경우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산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서 일부 분야에서 한국산 제품과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우리 수출 업체 789곳을 대상으로 엔화 약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41%가 수출 경쟁력 약화 및 향후 새롭게 나타날 경쟁 구도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아베 정권의 우성향 외교ㆍ안보 정책은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대중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 아베 정권이 강경 입장을 취할 경우 한ㆍ일 및 중ㆍ일 간의 급격한 관계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진호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기업은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결제 통화 다변화 등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부는 일본의 우경화가 우리 수출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대책을 다각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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