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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씨 타계] 일화로 본 정주영

폐유조선으로 물막이공사 '정주영 공법' 세계가 놀라정주영은 '보통사람'이 아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생각하기 힘든 기발한 발상의 소유자였다.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거부했다. 동물적인 사업감각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고 있었다. '특별한 사람 정주영'을 일화로 회고해 본다. ◇부산 유엔국립묘지 잔디사건 1952년 12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부산 유엔군 묘지의 방문을 원했다. 미군측에서 정주영에게 묘지를 파란 잔디로 단장해 달라고 주문했다. 엄동설한에 파란 잔디라니. 하지만 그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그는 "콜럼부스 달걀이 별거더냐, 풀만 파랗게 나 있으면 되느냐"고 물었다. 미군측이 그렇다고 하자 그는 보리밭에서 새파랗게 자란 보리를 옮겨 묘지를 녹색으로 만들었다. 미군 관계자들은 "원더풀, 원더풀! 굿 아이디어"를 외쳤다. 이후 미군이 발주하는 공사는 정주영 몫이었다. ◇500원짜리 지폐 70년대 초 조선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돈. 71년 9월 런던으로 날아간 그는 바클레이은행 관계자와 접촉했다. 조선소 설립경험도 없고 선주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과는 뻔했다. "노". 그때 정주영은 바지주머니에서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펼쳤다. "이 돈을 보시오. 이것이 거북선이오.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이나 앞선 1500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소. 단지 쇄국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었을 뿐 잠재력은 그대로 가지고 있소." 영국인은 감동했고, 차관도입에 성공했다. ◇정주영 공법의 탄생 80년대 초 정주영은 바다를 메워 옥토를 만드는 대규모 간척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산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커 막대한 자원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 그는 대형 유조선으로 조수를 막으면 물막이를 할 수 있다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모든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나 정주영은 84년 직접 폐유조선에 올라 물막이 공사를 진두지휘,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이게 바로'유조선 공법'. 일명 '정주영 공법'이다. 이 공법으로 서산 간척지 공사는 35개월이나 단축시킬 수 있었고, 비용도 280억원 절감했다. 미국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스에 소개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물 속이 참 시원하더군 정주영은 일찍 일어났다. 조선소를 건설할 때인 1973년 11월 어느날 숙소에서 새벽 3시께 잠을 깬 정주영은 공사 현장으로 손수 지프차를 몰았다. 너무 익숙한 길이라 운전에 자신이 있어 비바람속이었지만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바위가 불쑥 나타났다. 정주영은 급브레이를 밟으며 핸들을 틀었다. 그 순간 차는 수심 12m 바다로 풍덩 빠졌다. 그는 안간힘을 쓰고 버티면서 초소를 향해 소리쳤다. 갑자기 사라진 차량 불빛에 의아해하던 경비원은 소리를 듣고 달려와 그를 구조했다. 뒤늦게 달려온 임직원들에게 그는 말했다. "물 속이 참 시원하더군" ◇빨간 골프공 신격호 롯데 회장과 골프를 치기로 했다. 마침 약속한 날 눈이 발목이 빠질 정도로 내렸다. 신 회장은 골프는 틀렸다고 생각하고 차나 한잔 할 작정으로 골프장을 향했다. 그런데 정주영은 골프 복장을 하고 신회장을 기다렸다. "이런 날씨에 골프를 칠 수 있을까요?" "눈이 와서 그렇지 골프치기엔 아주 좋은 날씨인데요. 그래서 눈 위에서도 잘 보이도록 빨간 공을 가져왔습니다." 그는 웃으면서 빨간 골프공을 내보였다. 고정관념을 깨면서 그는 한국 최고의 재산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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