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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예절] "휴대폰 고장 줄이는 것도 애국"
입력1998-11-02 00:00:00
수정
1998.11.02 00:00:00
10월 27일 서울 쌍림동 삼성전자 애프터서비스센터.모 대기업체에 근무하는 P대리(32)가 갑자기 흥분을 가누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휴대폰을 살때 15만원 줬는데 수리비가 23만원이나 된다구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요.』
『고객님이 휴대폰을 개통할 때는 서비스업체로 부터 단말기구입 보조금을 받으셔서 싼 거구요. 이번에는 회로판(메인보드)이 못쓰게 망가져 완전 교체를 했기 때문에 비싼 겁니다.』
휴대폰의 의무사용 기간전에 중도해지하면 위약금을 내야 되고, 일시정지 상태에서 다시 구입하려면 소비권장가격을 줘야 한다는 직원의 설명을 뒤로 하고 문을 거칠게 밀고 나가는 P씨. 그는 커피를 마시다 실수로 휴대폰에 엎질러 서비스를 받게됐다. 즉시 베터리를 떼어내 닦았고, 곧바로 서비스를 맡겼다면 그렇게 수리비가 많이 나올 줄 몰랐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렇잖아도 아내가 휴대폰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불평하는 판에 수리비까지 생각보다 많이 나오자 갑자기 화가 치솟았다고.
고객들이 맡긴 휴대폰을 수리하는 이 서비스센터 정보통신실. 13명의 기술자들이 각자의 책상에 휴대폰을 몇대씩 쌓아 놓고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고 있다. 왜 이런 서비스를 받게됐을까. 서비스에 열중하던 한 수리요원의 말이다.
『물이나 음료수를 엎질렀거나, 떨어뜨리거나 던져 버려 충격을 가했거나, 기능을 임의로 조작해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고객 과실에 따른 수리가 많다』
물론 기지국 부족에 따른 통화중 잡음이나 끊김현상에 대한 문의나 기기의 기능향상을 위한 업그레이드 요청도 꽤 들어 오지만 비율로 치면 소비자과실이 60%를 상회한다고.
삼성전자 중앙센터 고객지원사업부 박장환(朴長煥 47)부장은 『쌍림동센터의 경우 하루 300여건의 휴대폰 서비스 의뢰 가운데 부주의하게 사용한 경우가 많다』며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휴대폰을 경시하는 풍조도 확산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서비스센터 한켠에 수리가 끝났지만 몇달째 보관돼 있는 휴대폰 50~60여대의 모습은 휴대폰 경시풍조의 또다른 증거. 수리에서 비롯되는 문제는 국가경제에도 손해를 끼친다는 것. 휴대폰의 핵심칩이 국산화가 안돼 침수 및 충격 등 고객의 부주의한 사용으로 메인보드를 교체할 때 마다 귀중한 외화가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 수리비가 많이 나와 휴대폰을 찾아 가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수차 전화를 하거나 그래도 안되면 내용증명을 보내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고. 그렇다 해도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는 고객들은 제조업체에 불만을 토로한다. 또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의식구조 변화를 촉구한다.
제조업체들은 가입자를 늘리는데 노력의 일부라도 기존 소비자보호에 돌리고,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아졌다고 휴대폰을 소홀히 하는 의식을 버리고 국가경제를 생각할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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