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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위기로 국제무역질서 흔들

◎아시아각국 통화하락/수출 늘고 수입은 감소/미,최대 피해예상/일 동남아무역도 타격/무역마찰 고조 우려아시아 금융위기가 무역마찰을 고조시킬 것인가. 동남아에 이어 무역대국인 일본과 한국마저 위기에 내몰리면서 국제금융에 이어 세계무역질서가 흔들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 수출업계는 최근 한·일 양국이 대미수출을 늘리기 위해 통화가치 하락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갖고 있을 만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이 해외시장에서 이들 국가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그만큼 경쟁력을 높여주는 반면 아시아지역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미국제품의 판매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이 최근 일본측에 『원화 약세 등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된 일본이 엔화 약세를 용인,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심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수출확대의도에 미리 견제하고 나선 셈이다. 실제로 미국은 수출 감소, 수입 증가라는 우려감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9월 한달간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대미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두배나 급증, 적자폭도 20억달러로 크게 불어났다.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경제를 위협하는 유일한 요인이 바로 미국 수출제품의 경쟁력 약화인 셈이다. 한국이나 동남아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7년이상 침체상태에 빠져있던 일본은 한국 등 아시아시장의 불안으로 단기간에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이미 물건너 갔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면 일본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된다. 그러나 아시아국가들의 반발도 만만치않다. 막대한 대일 무역적자가 좀처럼 줄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시세가 워낙 떨어져있기 때문에 최근의 자국통화 하락에 따른 경쟁력강화도 크게 기대할 수없다는 불만이다. 미국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아시아국가들의 경제가 살아날려면 수출 증가외에 대안이 거의 없는 만큼 과거처럼 일방적인 무역제제 같은 공세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금융불안은 심각한 실정이다. 최근 홋카이도 다쿠쇼쿠(북해도척식)은행 도시은행(시중은행)으로서 최초로 파산처리됐으며 금융안정을 위해 중앙은행 특융을 실행한데 이어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공공 기금 동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세계 최대 채권국가인 일본의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인 금융 불안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이미 다른 국가에 투자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외무성의 고위관리는 『은행들은 악성부채를 없애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따라서 신규 투자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발 더 나아가 수천억달러의 악성부채를 떠안고 있는 일본은행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해외투자분을 대량으로 내달팔 공산이 크다. 만일 미국의 일본과 무역마찰을 고조시키면 일본도 대응카드가 있다. 일본이 엄청난 규모로 사들였던 미국채가 미국의 아킬레스건. 지난 6월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가 미 재무부증권 매각을 시사, 뉴욕증시를 폭락시킨 적이 있다. 뉴욕의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는 『만일 일본이 미국채를 내다판다면 미국의 증권·채권시장은 물론 부동산시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금융위기에 빠진 일본을 미국이 무역문제로 코너에 몰아붙이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일본과 아시아지역에 대한 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면 환율조정과 시장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자국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한 아시아국가들의 대미수출이 내년부터는 크게 늘어나는 반면 대미수입은 경기침체로 줄어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과 일본, 아시아 각국간의 무역마찰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금융위기에 최근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는 것도 결국 불통이 자국기업의 수출전선에 옮겨붙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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