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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직송 수입먹거리의 공습

미국 체리·베트남 생물 갈치<br>4~5일이면 대형 마트에 신선도 높고 가격은 낮아져<br>국내 농어민은 깊은 시름



과일ㆍ수산물 등 국산 먹거리가 가격은 물론 신선도 면에서까지 수입 먹거리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이중고의 위기에 처했다. 미국, 필리핀 등지에서 불과 4~5일 전 수확한 체리ㆍ망고와 베트남 해역에서 잡힌 '생물' 갈치가 대형마트에 등장하는 등 항공 직송되는 수입 먹거리들이 생산지 출하 후 최종 유통단계까지 배송되는 시간이 짧아 '싱싱하다'는 국산 먹거리의 최대 강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7일부터 2주일 동안 미국 워싱턴주 체리농장에서 수확한 지 나흘밖에 안된 신선한 체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임영호 이마트 바이어는 "항공편으로 직배송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수입ㆍ판매가 가능하다"며 "특히 현지 업체와 사전 기획을 통해 매입한 덕분에 기상 악화로 인한 현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계약 가격에 들여와 국내 체리 시세보다 30% 정도 낮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리와 함께 국내 과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망고 역시 이 같은 항공 직송을 통해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 필리핀에서 망고를 수입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현지 농장에서 망고를 수확, 후숙하는 과정까지 거친 후 비행기로 들여오고 있다. 망고 역시 국내 점포 매대에 오르기까지 5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지에서 구매한 후 국내까지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뿐만 아니라 단계까지 줄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신선도는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각종 보존료와 살균제, 살충제를 잔뜩 뿌린 후 밀폐된 컨테이너에 담아 해상으로 운송해온 수입 과일들과는 다르다는 게 롯데마트측 설명이다.



단기 배송을 통해 신선도를 높인 먹거리는 농산물뿐 아니라 수산물 코너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내놓은 베트남산 갈치는 과거 세네갈산, 인도네시아산 갈치 등과 달리 냉동이 아닌 생물이다. 냉동 갈치보다 생물 갈치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고려해 항공 직송 방식으로 수입을 했다. 가격은 500~800g짜리 특대형 사이즈 기준으로 6,500원으로, 제주산 생물 갈치의 절반 수준이다. 제주산 생물 갈치 가격은 지난 2009년에만 해도 5㎏ 상품 기준 도매가격이 7만1,000원이었으나 올들어서는 2배가 넘는 14만5,223원에 거래되는 등 어획량 감소로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어 수입 대체 상품과 가격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준선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앞으로 베트남산 생물갈치 수입량을 늘릴 계획"이라며 "수입 방식 다변화를 통해 품질이 좋고 가격은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 먹거리의 경쟁력이 이처럼 강화되면서 국내 농수산업 관계자들의 걱정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제주 서귀포수협의 한 관계자는 "해수온난화로 인한 어족자원 고갈,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수입산까지 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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