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재계 서열 6위까지 올랐던 쌍용그룹의 쌍용건설과 쌍용양회는 내년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4년, 쌍용양회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이 M&A를 재료로 주가가 급등한 점을 감안할 때 쌍용건설 역시 M&A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쌍용양회는 단일주주로 지분이 가장 많은 태평양시멘트의 인수여부에 따라 주가흐름을 달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주 M&A 바람에 쌍용건설도 상승기대= 최근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확정되고 현대건설의 매각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음 타자로 지목되는 쌍용건설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의 향방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려질 전망이지만 최근 하락장에서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매년 5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리는 등 경영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전현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한 건설사 중 쌍용건설만이 유일하게 주인을 찾지 못해 조만간 매각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라면서 “본격적인 M&A 이슈가 불거질 경우 주가는 최소한 1만5,000~1만8,00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독자경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2003년 종업원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320억원을 출자, 1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자산관리공사 등이 보유한 주식 50% 가운데 최대 24.72%까지 우선 매수를 청구할 수 있어 우리사주조합이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총 4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쌍용양회, 태평양시멘트 인수 여부가 관건= 쌍용양회는 단일 주주로는 지분율이 가장 높은 태평양시멘트(25.78%, 보통주기준)가 채권단 지분 매각과관련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어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꼽히고 있다. 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 지분을 인수한다면 M&A에 따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 지분을 인수한다면 M&A에 따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채권단이 지분을 다른 인수자에게 처분할 경우엔 M&A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쌍용양회는 국내 시멘트 1위업체인 만큼 매각이 성사될 경우 향후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M&A 이슈가 본격화된다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시장에서는 주채권은행이 기존 신한(구조흥)은행에서 산업은행으로 변경되면 곧바로 매각가격 및 물량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직까지 답보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자산관리공사가 ‘출자전환주식 매각협의회’를 구성했지만 아직 약정체결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채권단측은 쌍용양회의 현 주가수준이 인수가격인 4만원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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