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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대표에게 듣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빈부격차 해소위해 '비정규직' 해결 총력"<br>"기업은 국민 생존위한 산업바탕 구축한 공로 있다"<br>말로만 '상생정치'말고 국민위한 정책경쟁 펼쳐야


“(양극화 해소 보다)빈부격차 해소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용어입니다”, “빈부격차 해소는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입니다. (빈부격차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를)분리해서 보는 건 잘못됐다고 봅니다.” 권영길(64)민주노동당 임시대표는 2006년 새해 화두로 빈부격차 해소를 꼽았다. ‘80대 20의 사회’로 불리는 현 상황에서 양극화 해소는 곧 빈부격차 해소를 뜻하고 이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가능한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라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또 상생정치를 위해 “일부 지지기반 지역을 위한 경쟁이 돼선 안 된다”며 “공정한 경쟁, 다수 국민들의 서민 위한 경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권 대표가 제시하는 해법이다. 권 대표는 “무턱대고 상생하라고 하면 기본을 다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각 정당은 이념과 분명한 색깔 있어야지 그걸 없애고 얼렁뚱땅 상생하라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이어 올해 5%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노사간의 신뢰구축’과 ‘국가권력의 중립성 유지’를 주문했다. 오는 20일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투표에 들어가는 민주노동당. 임시수장이지만 막중한 짐을 지고 있는 권 대표를 3일 의원회관에서 만나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각 분야에 대한 신년구상을 들어봤다. -연말부터 한나라당이 장외에서 활동하고 나머지 당들이 예산안을 처리 했지만 상생 정치가 실종될까 불안요인이 많습니다. 새해 정치기상도를 어떻게 그리고 있습니까. ▦상생정치란 말이 잘못됐습니다. 공정한 경쟁 관계란 용어를 써야 합니다. 다만 그 경쟁이 공정해야죠. 또 국민 전체를 위한 서민을 위한 경쟁이 돼야 합니다. 일부 지지기반을 위한 경쟁이 돼선 안 되고 다수 국민들의 서민 위한 경쟁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책적 경쟁으로 가야죠. 지금 각 당이 지도부 교체 상황이고, 또 지방선거와 대선국면으로 이어져 필연적인 대결적 국면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건 그 대결을 건설적 대결로 가도록 만드는 겁니다. -5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주요전략은 무엇인지요. ▦성장동력은 사람과 정책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은 이 둘을 다 마련하지 못했고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지방선거 전략은 바로 노동자ㆍ농민을 위한 정책수립, 비정규직 문제 해결, 농업회생 근본대책 수립 등이 될 것입니다. -참여정부 집권 4년을 맞았습니다. 평가와 함께 조언해 주시다면 ▦참여정부라고 하는데, 참여하는 세력이 도대체 누군지 묻고 싶어요. 참여정부는 정치 전문가들이나 또는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진보정치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정말 그런지 답해야 합니다. 진보정치를 한다면 거기에 맞는 것을 구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아니면 보수정치 정책을 세워 해야 합니다. 색깔이 뭔가 분명히 드러내라는 거죠. 참여정부가 진보정치 세력으로 일컬어지면 손해 보는 건 민노당 밖에 없잖아요. -연말에 민노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이 공조해서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 이를 두고 새로운 연정이나 정치 지각변동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장외투쟁 하는 걸 비난하지 않습니다. 다만 국회 내와 장외는 병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장외투쟁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거죠. (한나라당의)투쟁은 사학재단을 위한 투쟁입니다. (사립학교의)절대다수가 국민 돈으로 운영되는데 투명 경영을 살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때문에 다수 국민들이 사학법에 찬성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의 투쟁은 잘못됐습니다. 사학법은 우리가 주도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이는 민노당이 당연히 해야 할 과제를 실행한 겁니다. 그걸 두고 정치세력의 개편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최대관심사는 한국경제 성장이 아닐까요. 분배 이전에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 대기업, 노동계에게 주문사항을 들려주십시오. ▦사실 구제금융 사태를 맞으며 구조적 문제가 더 큰 것이거든요. 이 구조는 국민의 정부, 문민정부 때 잘못한 것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문제는 정부가 이 구조를 깨뜨리는 노력을 안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민노당이 말하는 ‘신자유주의 추종’입니다. 5년 내지 길게 10년 고난의 길을 걸을 각오를 해야만 구조적인 문제를 넘어서는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삼성ㆍ현대ㆍLG 등 대기업들의 공과를 평가해 주십시오. ▦공이라면, 국민들에게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산업 바탕을 만들어줬습니다. 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 등이 그렇습니다. 실제 재벌체제가 황제 경영식 체제가 아닌 투명경영체제로 됐고, 각 그룹간에 경쟁력 있는 기업체로 갔다면 오늘보다 더 나았을 겁니다. 기업의 해체가 아니라 경영의 독단적 시스템의 해체가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올해 5% 성장률 달성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변수가 많겠지만 목표달성을 위한 기업과 노동계의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제일 중요한 게 신뢰구축입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서로 신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영계는 강한 노조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다고 하고 노동계는 노조가 아무 힘이 없다고 하고…. 실질적으로 신뢰구축이 돼야 하고 , 국가권력은 엄정하게 중립적 위치에 서야 합니다. -지난 2005년은 민노당에게 시련을 많이 준 것 같습니다. 조승수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9석으로 줄어들었고, 본거지인 울산 재보선에서 패배, 쌀 비준안 통과 등. 이에 대한 평가와 새해 각오를 말씀해주십시오. ▦민주노동당은 창당 이래로 정책정당을 표방하고, 원내외 활동을 통해 이를 부각시키려 노력해왔습니다만, 현실은 우리들의 의지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정책들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으며, 이 또한 아프지만 민주노동당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ㆍ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고 대변해왔다고 자부합니다만, 여전히 노동자ㆍ농민 당사자들의 눈높이에는 턱없이 모자람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06년은 무엇보다도 당이 처음처럼 새롭게 출발하고자 합니다. 전열을 정비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ㆍ농민들과 가슴으로 또한 머리로 하나가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지방선거에서 목표를 이뤄, 다가올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 오는 11일 선거공판을 앞두고 계십니다. 10년 째 재판을 받으시면서 진술을 거부하다 처음으로 의견을 밝히셨는데요. ▦묵비권을 행사하고, 사실상 재판을 거부했던 것은 정치적 구속이었기 때문입니다. 80년대에서 90년대 말까지, 정확하게는 김영삼 정권까지의 노동운동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 보상까지 받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민주화 운동으로 보상받은 것은 물론, 민주노총 건설 과정에서의 노동조합 운동도 모두 그 정당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판이 10년 동안 지연돼 뒤늦게 처벌이 이야기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국민 법 감정 역시 거스르는 일입니다. 이미 없어져야 할 법을 국회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당리당략에 따라 고의적으로 존치하고 있는 마당에, 재판부 역시 어떤 결정을 해야 할 지 난감하겠지만,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사법부의 판단이 정치개혁을 끌어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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