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없는 감으로 만든 와인(브랜드명 ‘감그린’)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대표 술로 키우겠습니다” 지난해 11월 21개국 정상이 모인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공식 만찬주로 사용된 ‘감그린’을 개발, 생산하고 있는 청도와인㈜ 하상오 대표의 포부다. 통상 와인하면 포도를 떠올리겠지만 감그린은 경북 청도의 상징인 ‘씨 없는 감’(일명 청도반시)을 발효ㆍ숙성시켜 만든 화이트 와인. 하 대표는 “감은 숙취해소에 좋은 과일로, 감을 발효하면 향이 풍부하고 빛깔이 좋은 화이트 와인이 탄생한다”며 “감 와인은 뒤끝이 깨끗하고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그린은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 풍부해 레드 화인과 화이트 와인의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 와인은 APEC 정상회의 당시 호평을 받았고, 와인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맛이 독특하다’며 경쟁력을 입증받고 있다. 감 와인은 제조공장에서 1ㆍ2단계 발효를 거쳐 병에 주입한 후 보통 1년 이상 숙성시키는데 지난해 5만병에 이어 올해 10만~15만병이 판매될 전망이다. 주로 기업체 특판용으로 팔려 나간다. 현재 연간 50만병 생산 설비를 구축중이다. 일제가 뚫은 터널(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소재)을 임차해 와인 숙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과거 식품회사를 경영하며 식혜를 상품화하기도 한 이 대표는 라이프 사이클이 길고, 가장 청도적인 아이템을 찾다 감식초에서 착안, 감 와인 생산을 시도했다고 한다. 하 대표는 “청도 감은 씨가 없어 공정이 간단한 것은 물론 즙이 많고 당분도 풍부해 와인 원료로 매우 우수하다”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가장 한국적인 고급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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