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차] 부채 부족분 보전 문서화 요구

16개 채권금융기관들은 13일 한빛은행에서 첫 채권단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채권단은 한빛은행·산업은행·외환은행·서울보증보험·대한투자신탁 등 5개 기관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 삼성과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대표 채권자로는 한빛은행이 선임됐다.채권단은 삼성이 한빛은행에 맡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신탁자산으로 편입시켜 채권단이 임의로 처분해야 할지, 아니면 삼성차에 대한 출연으로 간주해 채무상환 형식으로 처리해야 할지 여부를 삼성측과 논의하기로 했다.

또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삼성이 부채를 모두 책임지기로 한 만큼 400만주가 부채해소에 모자랄 경우 보전책임을 문서로 약속해줄 것을 삼성측에 요구하고 이를 삼성그룹의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반영키로 했다.

유한조(柳漢朝) 한빛은행 이사는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유휴시설이 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라며 『국내외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가 이 시설을 활용토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삼성차 공장 처리방안으로 자산인수 방식 매각 주식인수 형태 매각 장기임대 등 세가지를 제시했다.

柳이사는 『채권단회의에서 삼성차에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으며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자금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생명이 조기 상장돼 시장가치를 형성하거나 삼성 계열사들이 주당 70만원에 인수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가치평가와 유동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주식가치가 의외로 저평가돼 악영향을 줄 우려도 있어 면밀하게 검토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쟁점인 삼성생명 주식 배분방식을 놓고 채권기관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의견조율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8~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1,5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 회사채를 갚기 위해서는 출연주식을 빨리 현금화시켜야 한다』며 선(先)배분_후(後)정산 방식을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은행계열 등 담보 채권자들은 『채권비율대로 주식을 배분해야 하며 일개 금융기관이 어렵다고 먼저 떼어줄 수는 없다』고 맞서 논란이 빚어졌다.

한편 삼성은 채권단이 확약서를 요구한 데 대해 『삼성생명 400만주가 2조8,000억원에 못 미칠 경우 추가 사재출연을 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장 재가동을 위한 자금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경립기자[e-mail]

한상복 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