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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상업용 담보대출' 잠 못 이룬다

부동산값 하락·소비위축 따라 '부실뇌관' 우려<br>상시 모니터링 통해 건전·수익성 유지에 촉각


은행들이 상가나 공장, 사업자용 아파트담보대출 등 상업용 부동산대출의 부실이 심화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부동산값 하락과 과도한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위축이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부동산 담보대출의 건전성과 수익성 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 비상계획 마련 논의=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경영진은 최근 부동산 경기하락에 따른 현황과 앞으로 전망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일본 등의 사례를 감안할 때 가계 부동산대출보다 기업의 부동산담보대출이 더 빨리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한 '컨틴전시플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은행도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대세인 상황에서 상가와 공장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상업용 부동산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내부 평가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방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용 대출을 해준 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부동산값 하락과 소비위축이 양대 원인=신한ㆍ하나ㆍ산업ㆍ기업 등 은행계 경제연구소들은 부동산(아파트) 가격의 대세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부동산값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가계부채 문제로 소비가 감소하면 상가와 공장 등의 대출에 부실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나 공장은 부동산값이 하락하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대출을 일부 상환해야 한다. 상환을 못하는 업체는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해 부동산가격 하락을 더 부추기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상가나 공장은 담보인정비율(LTV)이 50~60%로 아파트보다 낮지만 지역에 따라 매매가 잘 안 되고 가치하락에 따른 은행부담은 아파트와 같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가계대출 규모가 550조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골칫거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1년간 이자부담액은 200만원을 넘어 가처분 소득의 무려 1.5배에 달한다. 은행들은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소비위축→기업수익성 악화→대출부실'의 악순환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부실도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매출실적 체감지수(BSI)는 지난해 3월 64.9에서 6월 80.7로 개선된 뒤 지난해 말 76.5로 악화됐다.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담보대출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장들은 올 들어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오피스건물의 공실률은 지난해 9월 말 9%에서 9.4%로 0.4%포인트 늘어났다. 매출감소와 빈사무실 증가로 매매가 안 되면서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르면 2년 내 부실 현실화=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가 이르면 2년 내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금리인상이 위험 요인이다. 출구전략으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가계는 3조7,000억원, 기업은 3조4,000억원의 이자부담이 추가로 생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가계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LTV 규제로 생각보다 부실이 날 가능성이 적다"며 "2006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2009년 상업용 부동산의 문제가 생긴 미국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감안하면 이르면 2년 내 상업용 부동산대출 문제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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