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용품ㆍ화장품 업체들이 앞다퉈 친환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회공헌이나 책임경영 등 선언적 차원에서 도입된 '그린 경영'이 제품 고급화와 에너지 비용 감소로 이어지며 매출증대 및 생산성 향상 등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원료ㆍ생산ㆍ유통ㆍ사용ㆍ폐기 등 전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기, 저탄소 제품소비를 촉진하는 탄소성적표지 인증이나 단계별로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환경마크 인증 등에 적극 나서며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미쟝센 모이스처 샴푸는 2008년 12월 국내 화장품ㆍ생활용품 중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했고, 해피바스 바디워시는 2009년 9월 국내 화장품 업계 중 최초로 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마크 인증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샴푸와 바디클렌저 분야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제조 공정을 개발,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월 국제적인 온실가스 검증 전문기관인 DNV로부터 국내 화장품 업체 중 최초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국제검증성명서'를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오산 공장 역시 자연생태공원 및 태양광ㆍ빗물 등 대체에너지 시설을 갖춘 친환경 공장으로 지을 방침이다. 애경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이 저탄소 녹색경영에 있다고 보고 '스마트 그린 경영'을 업체의 중장기 경영방침으로 내건 상태다. 지난해 5월 애경은 기존 액체세제의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친환경 세제 '리큐'를 출시, 약 7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 돌파를 이뤄내며 국내 액체세제 브랜드 중 최단 시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사용량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제품 가격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 비용절감 효과가 상당하자 소비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친환경 스파크'도 세탁세제 중 국내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애경은 찬물에서도 더운물과 동일한 세척력을 발휘하는 기술을 이 제품에 적용,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86% 감소시켰다. 애경은 또한 '친환경 경영'을 전사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친환경 사무국을 두고, 경영 전략을 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애경은 올해 전체 세제 브랜드에서 탄소 성적표지인증을 획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애경 관계자는 "친환경은 어렵고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애경이 일조했다고 본다"며 "비싸거나 제품 성능이 약함을 감수하고 쓰는 불편함을 없애 업계를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2007년 국내 종합생활용품 브랜드 중 최초로 성분 및 생산ㆍ소비ㆍ폐기 등의 전 단계에 환경 친화적 재료와 공법을 적용한 친환경 브랜드 '빌려쓰는 지구'를 출시했다. '빌려쓰는 지구'는 현재 용품분야 거의 전 카테고리에 걸쳐 제품이 양산되며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친환경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디용품 브랜드숍 '비욘드'도 천연성분 95%이상 함유ㆍ유기농 성분 10% 이상 함유 등의 인증기준을 충족해 프랑스 유기농 인증기관인 에코서트로 부터 인증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면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이 양산되는 한편 에너지 소비가 줄어 생산비용도 절약된다"며 "그린 경영으로 매출 증대와 비용감소, 인식 개선 등을 동시에 이루어낼 수 있어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