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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이틀, G20 비즈니스 서밋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9일 인천공항. 넥타이를 하지 않은 편한 차림의 중년신사가 입국장을 들어서며 때 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기자들의 질문공세 속에 왕젠저우(王建宙) 차이나모바일 회장의 첫 마디는 KT와의 전략적 제휴(MOU) 체결이었다.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은 3박4일 동안 글로벌 경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우리나라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결과물을 만들 계획이다. 이날 인천공항은 큰손님들을 맞느라 하루 종일 분주했다. 서밋 참가자들은 귀빈실을 통하지 않고 일반 출국 게이트로 나왔으며 모두 1번 출구를 통해 대기 중인 에쿠스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인천공항 1층 입국장의 게이트 절반은 보안상 봉쇄된 상태다. 아인빈드 콜딩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왕 회장, 마웨이화(馬蔚華) 중국 자오상(招商)은행장, 니컬러스 스턴 런던 정경대(LSE) 교수,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인포시스 CEO, 윔 엘프링크 시스코 부회장 등이 차례로 입국했다. G20 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의 규모를 말해주듯 세계 100대 CEO들도 인천공항의 주기장(駐機場) '만차'로 전용기가 아닌 일반 항공기를 타고 입국했다. 10일 이석채 KT 회장과 면담일정이 잡혀 있는 왕 회장은 "KT와 전략적 제휴를 하겠다"고밝히며 "특히 서비스ㆍ신사업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기업들과 교류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와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팔라크리슈난 CEO는 "서울에 두 번째 방문했다"며 "이번 서밋에서 경제위기 및 실업난의 대응 방안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포시스는 '인도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불릴 만큼 규모와 영향력을 갖춘 정보기술(IT)기업이다. 마 행장은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서울대로 향했다. 300여명의 서울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기업인들과 전지구적으로 협력할 방안을 찾고 싶다"며 "한국의 기업인들ㆍ금융인들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프링크 부회장은 '삼성과 LG전자 등 한국 IT 기업 경영자들과도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 "예전에 만났던 것처럼 이번에도 만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세범 비즈니스서밋준비위원회 과장은 "비즈니스서밋준비위원회에서는 서밋 참가자들의 입국 절차를 도맡아 처리해줄 뿐만 아니라 숙소까지 차량도 제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배려는 전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의 보안은 매우 엄격했다. 지난 8일 보안등급을 사상 처음으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 인천공항에는 공항경찰뿐만 아니라 무장한 경찰특공대까지 순찰을 돌았다. 2인1조로 순찰하는 공항경찰과 경찰특공대의 모습이 여행객만큼이나 쉽게 눈에 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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