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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봄 바람 지속되는 어닝시즌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


미세먼지와 황사로 뿌옇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봄 햇살을 비추고 있다. 꽃향기 가득한 4월이다. 국내 증시도 대외 악재로 인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4년간의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증시부진 원인을 살펴보면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익히 들었던 유로존 우려,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 중국 경기둔화 쇼크 가능성 등이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국내 기업의 이익성장 정체 및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불신이다. 기업실적은 지난 2011년 이후 지속적인 어닝쇼크가 나타나며 부진했다. 이 같은 어닝쇼크는 국내외 투자자에게 이익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게 했고 실적전망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만들어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부진이 지속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던 코스피 이익 예상치가 올해는 연초 이후 조정폭이 크지 않았고 3월부터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컨센서스 상승은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를 낳았고 기업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어닝시즌을 맞이한 지금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실적발표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양호한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를 확산시켰다. 어닝시즌 초반 결과를 정리해보면 4월24일 기준 92개 기업이 실적 발표를 했는데 그중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40개 기업 중 20개 기업이 시장전망 평균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최근 1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결과다.



양호한 어닝시즌은 최근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그리스 우려 등의 대외 악재 속에서 글로벌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 요인이 될 것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배경은 환차익과 이머징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국내 성장정책에 대한 기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실적개선은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는 일정 부분 증시에 이미 반영된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2015년 컨센서스는 3월 이후 올랐는데 분기별로 보면 1·4분기뿐 아니라 전 분기에 걸쳐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됐다.

결론적으로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인 부진한 실적과 어닝쇼크 지속이 해소되는 과정에 있다. 만족할 만한 기업실적은 국내외 투자자에게 한국 증시에 대한 추가 투자와 관심을 환기시킨다. 어닝시즌 중반까지는 실적에 대한 기대 및 긍정적 확인이 증시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봄바람이 지속되는 어닝시즌 중반까지는 수익률 상승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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