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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보면 고객층이 보여요

■ 자동차업계 '1호차'의 비밀<br>교사서 자영업자까지 다양<br>차 이미지에 맞는 인물 선정… "정교한 메시지 담은 마케팅"<br>노출대가로 할인혜택있지만 차량 무료로 주지는 않아

29일 서울 압구정동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에서 김훈호(오른쪽) 판매사업부장이 김창수 용인 고림초등학교 교사에게 신형 '카렌스' 1호차를 전달하고 있다. 김씨는 실제 카렌스 사전계약 고객 중 한 명이다. /사진제공=기아차


이럴 수가… 차인표·신애라 1호차의 굴욕
주인공 보면 고객층이 보여요■ 자동차업계 '1호차'의 비밀교사서 자영업자까지 다양차 이미지에 맞는 인물 선정… "정교한 메시지 담은 마케팅"노출대가로 할인혜택있지만 차량 무료로 주지는 않아

맹준호기자 next@sed.co.kr













29일 서울 압구정동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에서 김훈호(오른쪽) 판매사업부장이 김창수 용인 고림초등학교 교사에게 신형 '카렌스' 1호차를 전달하고 있다. 김씨는 실제 카렌스 사전계약 고객 중 한 명이다.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자동차는 29일 신형 '카렌스' 1호차 주인공을 초등학교 선생님인 김창수(38)씨로 선정하고 서울 압구정동의 국내영업본부에서 전달식을 열었다.

이런 소식이 소개될 때마다 궁금해진다. 왜 저 사람이 1호차 주인공으로 선정됐을까. 공짜일까, 아니면 제값을 다 주고 차를 샀을까. 자동차 회사는 왜 1호차 주인공을 선정하고 전달식을 열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호차는 대단히 정교한 메시지를 담은 마케팅 수단이어서 차 업체는 주인공 선정에 늘 심혈을 기울인다.

◇1호차 전달은 신차 마케팅의 정점=1호차 전달식은 신차 마케팅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 업계의 신차 마케팅에는 전형적인 프로세스가 있다. 스케치 이미지 공개→차명 공개→신기술 공개→TV 프로그램 PPL(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사전계약→신차 발표회→1호차 전달 등의 순이다. 이 모든 과정은 개별 건별로 뉴스화돼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간다.

이 같은 신차 마케팅 프로세스 가운데 1호차 전달식은 신차 발표회와 함께 자동차 회사가 가장 중요한 의미를 두는 행사다. 현대ㆍ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1호차 전달식이 열렸다는 뉴스를 통해 해당 신차의 출고와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릴 수 있다"면서 "동시에 1호차 주인공은 이 차가 어떤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지를 알리는 상징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1호차를 받은 김씨는 30대 가장이며 "카렌스는 평일 출퇴근과 주말 가족 캠핑용으로 모두 알맞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자녀가 있고 가정적인 30대 직장인 남성들에게 김씨의 입을 빌어 "카렌스를 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1호차를 받나=역대 1호차 주인공의 면면을 살펴보면 영화배우와 인기가수부터 초등학교 교사, 자영업자, 소방관까지 다양하다. 모두 이 차가 어떤 차인지, 어떤 사람들이 사면 좋은 차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현대차는 2001년 출시한 스포츠카 '투스카니' 1호차를 탤런트로서뿐만 아니라 레이싱 선수로서도 화제를 모으던 류시원에게 전달했다. 이듬해 소형차 '클릭'은 당대 최고의 보이밴드인 5인조 god에게 전달했다. 소형차임에도 남성 5명이 탈 정도로 넉넉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2004년 '투싼'은 탤런트 이서진이 주인공이었다. 이서진의 '부유한 바람둥이' 이미지가 젊은 남성의 욕구를 자극하기 바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형 세단의 경우 '점잖은' 인사를 1호 차의 주인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5년 '그랜저(TG)'의 김영길 한동대 총장, 2008년 '제네시스'의 송명근 건국대 의대 교수, 2009년 '에쿠스'의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표적이다. 2009년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호차 마케팅의 전설로 통한다. 친환경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이만의 당시 환경부 장관을 1호차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이후 현대차는 장동건(YF 쏘나타), 주원(엑센트), 현빈(그랜저 HG), 차인표ㆍ신애라 부부(제네시스 프라다), 송중기(i30) 등 유명인을 주로 1호차 주인공으로 선정하다 지난해 신형 '싼타페'는 실제 사전계약자 중 한 명인 소방관 박상익씨에게 1호차를 전달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로 타깃 고객층을 대표할 만한 인물과 화제성 인물을 적절히 섞어 1호차 주인공을 선정해왔다. 배우 김명민(뉴 쏘렌토), 중학교 교사 신관철씨(프라이드), 성악가 조수미(K7), 첼리스트 전경원(모닝) 등이 각각 1호차 를 전달받았다.

최근 기아차는 유명인이 아닌 실제 사전계약자 가운데 1호차 주인공을 잇따라 선정하고 있다. 경차 '레이'는 세 딸의 아빠인 오택기씨가, 'K9'은 외과의사 김재홍씨가, '더 뉴 K7'은 박태영 연세대 교수가 각각 1호차를 받았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뉴 SM5 플래티넘'을 출시하면서 광고모델로 기용한 배우 유지태를 1호차 주인공으로도 선정해 첫 차를 전달했다.

◇"공짜는 아닙니다"=그렇다면 이들 1호차 주인공들은 차 값을 내고 차를 받았을까. 자동차 회사의 공식적인 대답은 "공짜는 없다"이다. 바쁜 일정 중 전달식에 참석하고 매체 노출에 동의하는 만큼 할인이나 선물 등 혜택을 주기는 하지만 공짜로 차를 주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할인폭은 사람마다 다른데 자동차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한다. 다만 광고계에서는 유명인에 대한 1호차 제공은 '거의 공짜'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1호차에 대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차인표ㆍ신애라 부부가 제네시스 프라다 1호차를 받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이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다판 사실이 지난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인표 부부가 기부를 하기 제네시스 프라다를 처분한 것"이라면서 "차가 마음에 안 들어 금세 팔아버린 것이라는 일부의 오해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1호차 주인공을 선정하는 원칙은 없다"면서 "앞으로는 실제 사전계약자 가운데서 더 많은 주인공을 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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