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절차가 간소화되고 번호이동 기간도 현행 5~7일에서 24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된다. 이에 따라 요금이 비싼 집전화에서 인터넷 전화로 갈아타려는 수요를 겨냥한 KT와 인터넷전화 업체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 1997년 KT와 하나로텔레콤 간에 치렀던 ‘유선전화 가입자 쟁탈전’이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ㆍLG데이콤 등은 최근 방통위 중재로 열린 회의에서 KT-KTF 합병 인가조건 중 하나였던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절차 개선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KT는 제도 개선안을 토대로 번호이동 절차 개선계획을 마련, 20일까지 방통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집전화를 인터넷전화로 이동하려고 할 경우 본인확인(텔레체킹) 제도를 없애고 대신 녹취와 문자메시지(SMS)로 본인확인을 하는 등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복잡한 절차 때문에 5일 이상 걸렸던 번호이동 시간이 24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게 된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관련 시스템 구축 전까지 약 3~4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24시간 내 번호이동은 9월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중ㆍ삼중의 본인확인 절차와 더딘 수작업 때문에 신청자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24시간 이내 절차가 완료되면 번호이동 개통률이 크게 높아져 인터넷전화 전환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집전화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오면서 인터넷전화에 소극적이던 KT도 본격 영업에 가세할 수밖에 없어 인터넷전화 1ㆍ2위 업체인 LG데이콤ㆍSK브로드밴드와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인터넷전화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30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시행된 후 100만명이 집전화보다 요금이 훨씬 저렴한 인터넷전화로 변경신청을 했다. 이 가운데 실제 인터넷전화로 갈아탄 가입자는 40만명선에 그치고 있다. 복잡한 이동 절차 때문에 절반 이상이 신청을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9월 이후 번호이동 절차가 간소화될 경우 이 같은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올 연말에는 누적 번호이동 신청자 수가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070’ 식별번호를 통한 신규 가입자와 기업 가입자를 포함하면 연말 인터넷전화 사용자는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화는 시내외 구분 없는 전국 단일 요금제(3분당 38~39원 수준)로 기존 집전화에 비해 최고 85%나 저렴해 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같은 통신사의 070번호 가입자끼리 무제한 무료통화를 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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