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75) 추기경은 2일 오후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특별미사에서 교육현실 및 정책 등에 대해 비판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후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가 주최한 2006년 정기총회 경축미사 강론에서 “교육정책 당국이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키워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세계적인 인재 양성에 대한 안목이 부족해 국내에 한정된 인재만 육성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대학교육이 직업인과 기술인을 배출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인과 사회의 온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지식의 습득뿐 아니라 대학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 중에 가톨릭 신자가 많은데 입법과정에서 보면 하느님의 진리에 전혀 맞지 않는 법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정치권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가톨릭 신자인 대학 교수들에게는 “생명윤리와 사회교리 등 가톨릭의 사상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사회에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봉사 등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가톨릭의 정신과 정체성을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는 전국 각 대학의 가톨릭교수협의회 회장단과 서울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장호완 가톨릭교수협의회 회장(서울대 교수)도 특강에서 “교육시스템 전반에 걸친 획일적 통제, 왜곡된 시장원리, 통제된 입시관리와 평준화 등 교육개혁의 허구성이 교육의 위기와 국가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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