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사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위원장은 9일 “윤리위가 지난 2일 위원장인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교조의 반(反) APEC 동영상’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면서 “재심의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중요 안건의 경우 정보통신위원회 ‘본회의’를 통해 의결해야 하는데도 심의과정의 1차 단계인 ‘상임위’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뒤 공식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기 때문에 재심의를 요청했고 윤리위원회에서도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위원장도 모르게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현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의사결정은 ‘상임위→전문위→본회의’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중요 사항의 경우 반드시 본회의를 통해 심의ㆍ의결해야 하나 이번 결정은 이 절차를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일부 웹사이트에 올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바로 알기 수업안’ 동영상에 대해 “사이트 폐쇄나 동영상 삭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정보를 심의하는 국책기구로 지난 95년 공식 발족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