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돌입하면서 앞으로 KB금융의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수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KB금융은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4위로 도약하게 돼 합병 시너지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KB금융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KB금융은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0.26%(100원) 오른 3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 4.79% 급등한 데 이은 이틀째 강세다. KB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통한 시너지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며 기업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ING그룹과 ING생명 인수 협상을 타결하고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격은 ING생명 한국법인이 본사에 배당한 1,800억원을 제외한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ING 측은 원래 3조~3조5,000억원 수준을 매각가격으로 원했지만 2조6,000억원 수준을 인수 가격으로 제시했던 KB금융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무엇보다 낮은 인수 가격이 KB금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건 연구원은 "2조7,000억원의 인수 가격은 당초 ING생명이 요구했던 3조원 이상을 밑도는 것으로 KB금융입장에서는 유리한 가격에 인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KB금융은 기존 KB생명과 합쳐 운용자산 규모는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로 뛰어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 가격은 ING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15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조차 크게 반영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의 ING생명 인수는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없고 자본효율성을 높여 오히려 현금 흐름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ING생명의 한국법인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인 2,000억원 수준을 유지한다고 할 때 합병비용을 고려해도 연간 약 1,000억원 수준의 신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용옥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체 인수 자금을 사채 발행으로 조달할 경우 3~4% 금리를 적용하면 연간 780억~1,080억원 정도의 비용이 예상된다"며 "ING생명 한국법인의 순이익을 2,000억원으로 가정하면 약 920억~1,220억원의 잉여자금이 발생해 이를 통해 사업기반을 늘리거나 부채상환 등이 가능해 그룹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은행 부문에 치우쳐 있던 사업 부문 다각화 등 보험사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생명보험업이 성숙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KB금융의 영업망을 활용한 보험상품 판매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 등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 연구원은 "최근 자산관리 영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연금 부문은 아무래도 보험회사에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타 은행보다 소매영업 기반이 강하다고 알려진 KB금융의 ING생명 인수로 영업 시너지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NG생명 인수 기대감에 동부증권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7,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도 5만5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목표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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