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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와 '탱자부'

"행자부요? 지방자치단체의 일에 이래라저래라 사사건건 간섭만 하면서 귤이 되지 못한 한을 달래는 부처 아닙니까." 한 지방공무원이 최근 행정자치부의 공무원노조 관련 징계요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실제 행자부가 취한 공무원노조 징계요구에 대해 지방공무원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불만이 심상찮다. 지난주에는 울산 지역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등이 징계거부는 물론 공무원노조의 합법화를 주장하고 나섰고, 다른 해당 지자체들도 징계를 미룬 채 서로 눈치보기에 급급한 양상이다. 게다가 일부 지자체장들은 자신들의 과오는 뒤로 감추고 인기 얻기에 급급해 "공무원노조의 합법화를 위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등의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행자부의 입장은 강경하면서도 답답하다. 장관ㆍ차관이 한목소리로 "지자체가 반드시 공무원노조원들을 징계하도록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다양한 수단에 대해서는 교부금 삭감, 인센티브 제외 등을 되풀이할 뿐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듯하다. 얼마나 상황이 어려웠으면 지난해 국회에 상정돼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 직전에 있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대리집행(代理執行)제' 도입 운운하며 지자체에 위협에 가까운 제스처까지 취할까. 어쨌든 최근의 양상은 국민들에게 공무원노조에 대한 본말은 뒤로 감춰진 채 임기 말의 힘 빠진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힘겨루기로 비쳐지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런 중앙정부ㆍ지자체에 달갑지 않은 눈총을 보내고 있다. 모두가 자신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몫'만 챙기려 한다는 것이다.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말이 있다.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듯이 사람도 주위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비유한 고사이다. 국민에 대한 의무는 태만히 한 채 눈앞의 권리와 이익만 좇는 정부와 지자체ㆍ공무원노조는 모두 '탱자'라는 이치를 깨달아야 될 때가 아닐까. 최석영<사회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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