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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다윗, 'LED 특허訴' 日 골리앗 꺾었다

창립 3년차 루미리치, 세계 1위 니치아에 기권 받아내<br>다량의 증거 확보·조목조목 반박 '날선 공격'에<br>"승산없다"… 판결 한달 앞두고 결국 소송 포기


지난 4월27일 일진그룹 계열 LED 업체 루미리치에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세계 LED 업계 1위인 일본 니치아 화학공업이 '루미리치 제품에 자사의 백색LED 특허 침해 요소가 있다'며 도쿄 지방법원에 일본 현지에서 시판 중인 루미리치 제품의 판매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창립 3년차에 비로소 본격적인 매출을 거두기 시작한 연매출 600억원(올해 예상) 규모의 중소기업에는 그야말로 회사의 '명운'을 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현재 '거인과 꼬마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루미리치였다. 지난달 27일 니치아 측이 소송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판결일을 불과 한 달여 남겨놓고 소송전에서 발을 뺀 것이다. 심지어 니치아는 도쿄 법원이 3일까지 소송 제기자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 제출을 요구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취하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미리치의 짜릿한 '기권승'은 소송 제기 즉시 본사의 핵심인력을 현지로 파견하고 '여기서 밀리면 회사의 미래는 없다'는 판단에 일본 굴지의 법무법인과 손잡고 니치아 측 주장이 거짓이라는 다량의 증거자료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한 덕에 가능했다. 루미리치 관계자는 "그동안 니치아로 인해 소송전에 휘말렸던 국내 기업 대다수는 항복하거나 소송 비용 때문에 중간에 타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우리는 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오히려 니치아가 보유한 백색LED 특허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자 니치아 측이 상당히 당황해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같은 루미리치의 날 선 공격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니치아 측이 일찌감치 싸움을 접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루미리치 관계자는 "소장에서 '한국산과 대만산이 국내(일본)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썼을 만큼 니치아가 한국 기업에 대해 갖는 위기의식이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뛰어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LED 업체의 위상을 입증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 취하로 업계는 그간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무자비한 특허전쟁에 주력했던 니치아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오스람과 필립스 등 글로벌 업체들과 LG이노텍을 포함한 국내 대표 LED 기업들과의 소송전이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이번 루미리치의 승리는 좋은 선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국내 LED 업체들은 니치아에 대한 특허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단을 이끄는 정화균 단장은 "니치아가 현재 보유한 백색LED 특허 전부가 소송 대상"이라며 "현재 참여의사를 밝힌 68개 업체를 중심으로 9월 말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단체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참여 업체는 이달 말까지 100여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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