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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건너온 이 핸드메이드 팔찌에는 인간의 생로병사가 모두 담겨 있다. 탄생, 죽음, 기쁨, 고통은 물론 행운과 일상, 모성애와 부성애까지 삶의 여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영혼을 여기에 녹여낸 것이다. 이는 팔찌를 이루는 '비즈(참 또는 구슬·Beads)'라는 독특한 매개체를 통해 팔찌를 착용한 개인에게 의미있는 '선물'로 다시 태어난다. 고객이 고른 다양한 비즈를 팔찌에 꿰서 만드는 덴마크 참 쥬얼리 브랜드 '트롤비즈'의 얘기다.
리스 아가드(사진) 트롤비즈의 대표(CEO)이자 수석 디자이너는 22일 남산 반얀트리호텔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른 경쟁사와 달리 참 하나하나에 의미있는 가치를 담은 트롤비즈의 브랜드 철학이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한 덕분에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유명한 모델을 통한 대중 마케팅에 주력하기 보다는 개인 가치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면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가드 대표는 트롤비즈가 35개국에서 팔리고 있는 가운데 고객의 눈높이가 높은 이탈리아나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또한 대중적이기 보다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핵심가치인 고객과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덴마크 왕자나 샤론 스톤 등 셀리브리티들이 직접 제품을 구입하며 트롤비즈의 팬이 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트롤비즈의 작은 비즈에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담겨 있다. 비즈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경험이 녹아 든 또 다른 작은 세상인 셈이다. 아가드 대표는 자신의 손자 탄생, 유모차, 어머니를 상징하는 루비 글라스, 할머니가 아이를 안고 이는 모습 등으로 꿰어 놓은 참 팔찌를 보여주며 "원하는 스토리에 따라 원하는 비즈를 선택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팔찌에 '그랜마더(Grandmother·할머니)'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고객이 스토리를 만들고 비즈를 추가해 나가는 재미를 즐기는 것이 바로 트롤비즈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아가드 대표처럼 트롤비즈의 팔찌는 고객이 만들어 가는 스토리에 따라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작품으로 탄생한다.
트롤비즈의 비즈 중에서도 행운, 사랑, 자연을 테마로 삼은 패턴이나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담은 디자인이 큰 인기다. 전통적인 요소를 담은 12지신, 인생의 미로를 상징하는 미로 모양 등도 사랑받고 있다. 해마다 새로운 비즈를 만들어 달라는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6년 전부터는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공모를 통해 받은 6,000여개의 디자인 중 1개를 선택해 '스피리츄얼 콜렉션'을 열고 있다. 올해는 '음양'이라는 테마로 독일인 고객이 공모한 디자인이 뽑혔다.
얼마 전에는 브랜드 탄생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콘셉트의 '엑스 바이 트롤비즈(XBT)'를 국내 론칭했다. 자신이 원하는 고리(링크)를 선택한 후 각각의 링크 모서리에 있는 홈을 알파벳 X자를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비스듬하게 꼬아 다양한 디자인의 고리들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완성되는 특이한 스타일이다. 별자리 띠별동물, 라이프 스타일, 사랑, 용기, 추억의 비디오게임 캐릭터, 꽃 등을 모티브로 제작해 역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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