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야외활동은 '습기·더위와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아웃도어 업계는 땀과 더위를 잡을 수 있는 냉감 소재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 4월께 출시된 K2의 '쿨 360도 티셔츠'도 그 중 하나로, 배우 현빈을 메인 모델로 앞세워 대대적인 TV 광고를 진행하는 등 '쿨링(cooling) 시장'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덕분에 5월 첫 주 판매량이 전주 대비 214% 증가하는 등 인기몰이중이다. 한여름 문턱에 들어서는 6월께 여름용 티셔츠 판매가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보여 현재 초기 기획 수량을 넘어 추가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360도 전방위 투습·통풍 기능'으로 관심을 끄는 K2 쿨 360 티셔츠가 정말 한여름 습기·더위와의 전쟁에서 방패막이 될 수 있는지 직접 착용해 몸소 느껴보기로 했다. 저녁 시간을 이용해 주 2회 찾는 트레이닝센터에서, 주말 청계산 등산에 직접 관련 제품을 입고 체험해봤다.
트레이닝센터를 찾을 때는 주로 가벼운 티셔츠와 바지 등 스포츠 의류를 착용했다. 아웃도어 티셔츠는 등산용으로 국한했던 답답한 생각이 아직도 남아있었기 때문. 하지만 막상 K2 '쿨 360도 티셔츠'를 입고 운동해 보니 이 같은 생각은 조금씩 뇌리에서 사라졌다.
우선 알록달록한 색상 대신 연한 분홍과 짙은 회색 등 두 가지 색상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외형이 마음에 들었다.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기장도 운동하기에 안성맞춤. 두 팔을 상하좌우로 쭉 뻗는 동작 등을 할 때 상대적으로 짧은 기장의 티셔츠를 입고 활동하면 옷이 말려 올라가 본의 아니게 속살을 노출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넉넉한 기장 덕분인지 이 같은 고민없이 오롯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신축성도 있어티셔츠를 세탁했는데, 이후 입어도 늘어남 없이 형태는 유지됐다. 회복력이 탁월한 트리코트(메리야스 직물)짜임 방식의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쿨 360도 티셔츠'가 내세우는 강점은 주말 산행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여름 등산 시 다소 불쾌하게 느껴졌던 건 목·등·겨드랑이 등을 타고 내리는 땀이 옷에 스며들어 몸을 휘감는 듯한 느낌이었다. 연신 챙겨간 손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기 바빴다. '쿨 티'를 착용하고 오른 이번 청계산 등산에서는 확실히 그 빈도가 줄었다. 초보 등산객이라 크게 무리없는 청계산 원터골-옥녀봉―매봉 코스를 종종 오른다. 옥녀봉에 다다를 때쯤 으레 입고 간 상의가 땀으로 젖어 있어야 하지만 쿨 티 착용 덕분에 땀이 비교적 금방 말라 불쾌한 기분은 덜했다. 쿨 티셔츠의 주요 기능이라 할 수 있는 'PCM(상변환물질) 냉감 시스템'이 그 비법이라고 K2 측은 강조했다. 열을 흡수하고 저장, 방출하는 PCM '마이크로캡슐'이 체온이 올라가면 차가운 느낌을 주기 위해 주변의 열을 흡수하고 반대로 체온이 다시 내려가면 그동안 저장된 열이 몸으로 방출되면서 알맞은 온도를 유지 시켜주기 때문에 여름 산행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로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등판 부분이었다. 땀이 쉽게 나는 등판에 각기 다른 크기의 통기 구멍을 가진 메쉬를 적용해 빠른 시간에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도록 만들었다. 등 뿐 아니라 겨드랑이, 바지와 겹치는 복부부위 등 360도 사방에서 빈틈없이 시원한 바람이 오갈 수 있도록 만들어 땀 냄새 걱정도 덜게 됐다.
매바위에 앉아 간간이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360도 전방위로 티셔츠 곳곳에 스며들어와 등산의 참맛을 느끼며 정상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쿨 티 구매 시 액세서리로 받은 넥쿨러(목에 두르는 스카프)는 냉감을 극대화하는데 한 몫 했다. 산행 전날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꺼내 산행 초반에 목에 두르고 걸었다.
다만 냉장고에 들어간 것 같은 냉각 효과를 기대하면 제품 구매에 대해 실망할 수 있다. 방점은 '냉감', 즉 시원한 느낌에 찍으면 된다. 정상 체온을 유지하도록 몸 열기를 쉽게 배출하는 형태로 여름철 야외 활동 시 한결 발걸음이 가볍고 끈적끈적한 느낌으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을 덜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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