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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꽃 피우는 기술보증기금] 기술금융 종가 26년… R&D-창업-사업화 '파이프라인'이 되다

금융사각 혁신기업 지원… 벤처 천억클럽 중 93% 코스닥업체 71%가 혜택

올 사상최대 20조 투입… 기술평가 시스템 고도화 사후관리로 사고율도 뚝

김한철(앞줄 가운데)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지난달 4일 부산 본점에서 ''기술금융추진단'' 출범식을 마친 뒤 기보 임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기보



박근혜 정부의 최대 국정 과제인 창조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금융 확산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창조 경제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발한 상상력을 자양분으로 무형의 자산을 창출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연구개발(R&D)-창업-사업화 등 기술혁신의 전 과정에 소요되는 자금 공급을 포괄하는 기술금융은 이 같은 창조적 가치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라 할 수 있다.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은 기술 금융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지난 26년간 국내 기술금융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989년 4월 기술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해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운 기술 기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보는 지금까지 250조원이 넘는 보증을 지원했다. 물론 기보 26년 역사 속에도 크고 작은 굴곡이 있었다. 지난 2000년 벤처 붐이 광풍처럼 일어났다가 2001년 버블이 꺼지자 기보는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보증을 통해 벤처 살리기에 앞장섰다. 하지만 3년후 만기가 도래해 엄청난 부실로 이어지면서 기보가 부도 직전까지 몰리는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것. 경쟁 기관인 신용보증기금과 통합 논의도 있었지만 기보는 제 살을 도려내는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 정원의 20%에 달하는 160여명을 감축했으며 서울사옥과 자회사를 매각하고 부산으로 통합 이전하면서 부산우체국 셋방살이까지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증방식을 기술사업평가등급에 연동하는 기술평가시스템으로 일원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재무지표 위주의 금융지원 체제 하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었던 우수기술 중소기업이 정책금융의 수혜를 받게 됐고 기보는 공공기관으로는 유일한 '기술신용정보 제공기관'(TCB· Tech Credit Bureau)으로서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했다.

이처럼 금융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기술혁신기업을 제도 금융권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벤처 천억클럽 기업 가운데 93%, 코스닥등록 기업 중 71%(2013년 기준)가 기보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특히 최근 금융산업이 일대 변혁기를 맞이하면서 기보의 선진화된 기술평가 인프라와 노하우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기보는 창립 26돌을 맞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4,000억원을 기술보증에 투입함으로써 최근 내수 침체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줘 실질적인 내수 경기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또한 지식재산(IP) 보증과 예비창업자 사전보증, 연구개발(R&D) 보증과 같은 고위험·신성장 분야에 대한 보증도 크게 확대한다. 기보가 제공하는 기술평가서도 지난해 4,000건에서 올해 9,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기술등급이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기업이 받은 기술신용등급이 신용등급보다 높으면 대출이자를 1∼3%포인트 지원해주는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기술 중소기업이 5억원 대출받을 때 최대 1,500만원까지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도 대폭 확대했다.

특히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보증의 50% 이상을 청년이 주축인 창업기업에 집중 지원키로 했다. 장기·고액보증 가운데 비효율적인 보증을 선별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다. 연대보증 면제 프로그램 확대와 보증심사 절차 간소화, 보증제한 요건 최소화 등 중소기업들이 보증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규제를 완화해 나간다는 방안도 눈길을 끈다.



기술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고 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노력도 더욱 강화된다. 이미 기보의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0여명이 기술평가 2급 이상의 자격자로 채워져 있다. 기계와 정보통신, 전기전자 등 박사급 인력만 150여명에 달한다. 더 나아가 최근 3년 동안 신규 직원으로 이공계 출신을 절반 가까이 뽑고 있다.

기술사업화 가능성을 기술성·시장성·사업성·기타 경영환경으로 평가하고 평가한 결과를 등급화하는 독자적인 기술평가시스템(KTRS: Kibo Technology Rating System)은 특히 주목해 볼 만하다. 지난 2005년 독자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KTRS는 지난해까지도 예비창업자 평가모형 개발·시행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KTRS를 통해 재무 구조는 취약하지만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 받은 기업에 대한 보증 규모를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재무 등급 B등급 이하 기업들의 신규 보증 비중이 2011년 37.5%에서 2013년에는 43.2%, 지난해 말 현재 46.6%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사후관리 덕분에 보증을 지원한 기업이 부실화되는 지표인 사고율은 지난 2009년 이후 6년째 5%를 밑돌고 있다.

올해 기보는 기술금융 확산을 통해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하는 한편 개도국 등에 기술평가시스템을 전수해 금융 한류 조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술금융의 종가(宗家)로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 창조경제의 대표 주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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