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과 미국ㆍ일본에서 인기를 끈 히트 상품은 모두 ‘재미(Fun)’를 추구한 제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한해 동안 세 나라에서는 경기상황에 따라 ‘실리실속형(한국)’ ‘현재지향형(미국)’ ‘안전우선형(일본)’ 등 소비성향의 차이가 뚜렷했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연구원은 3일 기업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인 ‘세리 CEO(www.sericeo.org)’에 ‘집중 비교! 2005 한미일 히트상품’ 보고서를 게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히트 상품으로 청계천, 이종격투기 K1,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은 온라인 경주게임 카트라이더 등을 꼽았다. 미국의 인기 상품은 게임형 다이어트 프로그램인 아이토이 피트니스와 랜드롤러사(社)의 개량형 인라인 스케이트였으며 일본의 경우는 무려 2,205만명의 입장객을 불러모은 아이치엑스포,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인 ‘DS’ 등이 선정됐다. 이들 상품은 모두 일상의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특징을 지녔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지난해 3국의 상이한 경기상황 때문에 소비경향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경우 경기침체와 상승의 전환점에 위치하면서 냉철한 현실인식에 따른 실리ㆍ실속형 소비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큰 인기를 모은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이 대표적인 예로 꼽혔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았던 일본에서는 ‘건강과 안전’을 선호해 건강식을 위한 스팀오븐, 지진재해 대비 지도 등이 인기를 모았다. 가장 경기가 좋았던 미국 소비자들은 시가 100만원짜리 다용도 ‘카멜레온 유모차’와 미슐랭사가 만든 뉴욕 고급 식당 가이드북 등에 열광하며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즐긴다’는 소비성향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경기상황 변화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경향이 바로 2~3년 내 우리나라의 소비 트렌드가 될 수 있다”며 “이들의 히트 상품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