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반도체 부문 연구개발(R&D) 투자를 본격화한다. 동부는 이 과정을 거쳐 핵심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을 ‘비메모리 종합반도체회사’로 변신시킨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27일 “동부하이텍이 최근 미국과 일본ㆍ인도ㆍ싱가포르 등 6대 글로벌 거점에 각각 50억~200억원을 들여 대규모 반도체 설계 디자인센터 설립안을 마련했거나 설립 중”이라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7월 인도에 디자인센터를 세웠으며 싱가포르와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연내 완공을 목표로 디자인센터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는 최대 300명의 연구인력을 갖춘 초대형 반도체개발연구소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R&D 투자 확대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독자설계 능력을 갖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연말까지 국내외에 총 10개의 R&D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투자는 고객인 팹리스(반도체설계) 회사들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설계능력까지 갖춘 종합반도체회사로 도약하는 것도 미래 청사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룹 주변에서는 동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 반도체 부문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김준기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동부그룹은 7월 미국의 반도체 전문 영업사인 프리미어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프리미어는 텍사스인스투르먼트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이에 앞서 5월 중국에 반도체 판매 대리점 두 개를 새로 설립했으며 조만간 일본 현지 영업망도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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