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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선심행정

金聖順 (서울 송파구청장) `선심행정'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단체장을 민선제로 뽑은 후 더욱 그렇다. 선거때가 되면 언론부터 이에 앞장서는 느낌이다. 선심행정은 그 의미와 번위가 매우 포괄적이어서 매도하기가 쉽고, 특히 선거 때에는 상대방 후보의 주요 공격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직 단체장들의 활동이 움츠러들기 때문에 선거법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심지어 구민 체육대회. 노래교실.컴퓨터교실 등 거의 모든 복지.문화사업들은 선거 때가 되면 꽁꽁 얼어붙는다. 선거가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시민이 선거를 위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재작년 헌법재판소에 소원을 냈던 일도 있다. 선거 때가 아니라도 이같은 부정적 시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가로수를 교체해도 선심행정이고 외국으니 유명 음악인을 초청해서 공연해도 한쪽에서는 선심행정이라고 옆눈으로 본다. 지난해에는 단체장들이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서 느슨하다고 아예 주차단속권마저 회수해버렸다. 기막힌 일이다. 꼭 적발하고 딱지를 떼야 단속실적으로 삼는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 미운 눈으로 보면 만사가 미울뿐이고 의심하는 이에게는 이 세상이 단 하루도 불안하다. 선심행정이란 인기(표)를 얻기 위해 선심을 쓰는 행정을 말한다. 이는 행정력을 동원하고 주민들이 낸 세금(예산)을 쓰면서도 그것이 주민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법과 목적 모두에 문제가 된다. 따라서 동기와 방법이 올바르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행정이기 때문이다. 복지행정과 선심행정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지난날의 행정은 시민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 곧 `최저조건'만을 충족시키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적조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행정의 전문성과 다양성으로 최선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쟁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행정이 예술의 경지에까지 이르지 않으면 안된다. `행정예술'이라고나 할까. 시민이 안심하고 쾌적하고 신명나야 한다. 의미있고 섬세하고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일시적인 인기영합이나 선심성 행정은 주민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쯤 돼서야 선심행정이란 말이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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