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법인세 감소는 세수 부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국세청,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92개 상장사의 2012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총 12조1천800억원 규모였다. 이는 전년 10조9천800억원보다 10.9%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삼성그룹의 실적 급증에 따른 착시현상이다.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그룹의 법인세 비용 합계는 같은 기간 8조1천900억원에서 6조4천500억원으로 21.3% 감소했다.
법인세는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세금이 결정된다. 올해 삼성그룹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에 부과된 법인세가 줄어든 셈이다.
10대 그룹 이외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경기 둔화의 충격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실제 법인세 세수 부족은 더 심각하다.
그룹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법인세 비용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전 순익이 43.9% 감소하면서 법인세 비용이 7천억원에서 3천600억원으로 48.4% 감소했다.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 소속 16개 상장사의 법인세 비용도 1조4천300억원에서 7천600억원으로 46.9% 급감했다.
그 외 한화(-45.6%), GS(-39.4%), 롯데(-36.1%), 포스코(-10.7%), LG(-9.5%), 현대차(-1.3%) 등도 법인세 비용이 전년보다 줄었다.
삼성그룹은 세전 순익이 17조7천억원에서 31조1천억원으로 75.7% 급증해 법인세 비용도 2조7천900억원에서 5조7천300억원으로 105.3% 뛰었다.
세전 순익이 2년 연속 적자인 한진그룹은 법인세 비용이 1천400억원에서 1천70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쳐 실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세수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월 국세와 관세를 합한 상반기 세수(96조7천416억원)는 1년 전(106조8천995억원)보다 10조1천579억원이 줄었다.
법인세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경기 부진까지 겹쳐 특히 법인세 세수가 크게 줄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법인세 규모는 경기에 따라 좌우되는데 최근 경영 환경이 좋지 않고 성장률도 떨어져 세수에도 타격이 예상된다"며 "유효세율이 하락한 것은 이전 정부에서 이뤄진 감세 여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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