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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 일색' 내년 한국경제 물가에 발목 잡힐 가능성

유가 급등세 이어질 경우 물가·GDP 악영향 불가피<br>일각선 원유의존도 낮아져 "지나친 비관 불필요" 지적


내년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내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가 급등세는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파급되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하면서도 지난주 국정감사에 나와 “유가가 90달러에서 장기화한다면 소비자물가는 0.4~0.5%포인트 오르고 성장률은 반대로 0.4~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유가발(發) 소비자물가 흔들기, 영향은 내년=국제유가의 급등세는 지난 9월 이후 두드러졌다. 국제유가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게 보통 5~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유가의 추세가 한동안 이어지면 본격적인 영향은 내년 초부터다. 한은은 유가가 배럴당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국내총생산(GDP)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평균치에 비해 10% 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 소비자물가와 GDP에 미칠 영향은 불가피하다. 고유가는 또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교역조건 악화를 초래한다. 교역조건 악화는 실질무역손실을 증대시켜 국민경제 차원에서 소득을 감소시킨다. 이는 곧 체감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한동안 우리나라의 내수가 살아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낮은 체감경기 때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내수회복이 채 만개하기 전에 고꾸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 물가상승세는 이미 예견됐던 것인데다 여기에 유가 급등세까지 가세하면서 앞으로의 물가상승 곡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물가상승à소비심리위축à생산감소à투자감소’의 악순환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원유 의존도 낮아진 것은 그나마 다행=하지만 일부에서는 원유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의하면 1차 오일쇼크 발생 때인 지난 1971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4년 G7(서방선진7개국) 국가에서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세계 평균 역시 100에서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고유가 따른 유류세 인하 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는 세금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물가상승의 전이효과를 늦추는 데는 긍정적이다. 물론 이는 유류세 인하를 반대하는 정부의 주된 논리이기는 하다. 아울러 원ㆍ달러 환율하락이 수출 부문과 통화량 관리 등에서 큰 부담이기는 하지만 물가상승세를 상쇄하는 데 톡톡히 한몫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의 경기부진으로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제유가 및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 등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의 상승은 올해보다 그 폭은 크겠지만 내수회복ㆍ 수출다변화로 인한 수출증가 등이 고유가 등의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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