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수임료 공개는 위법'

변호사들의 사건수임 내역이나 승소율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의 업무실적 등과 관련한 일반인들의 정보파악 등에 제약이 불가피하게 됐다. 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양재영 부장판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들의 신상정보와 인맥 지수, 승소율 및 전문성 지수 등을 유ㆍ무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법률 사이트 로마켓아시아를 상대로 낸 정보게시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승소율 및 전문성 지수 제공 행위를 금지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소송 당사자들만이 열람하도록 돼 있는 대법원 홈페이지 사건검색 서비스에 접속해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한 것은 그 자체로 허용이 안 되며 해당 데이터 또한 승소 내역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아 승소율ㆍ전문성을 나타내기에는 부적합하므로 서비스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출신지ㆍ학력ㆍ경력 등 변호사의 ‘개인신상정보’나 이를 근거로 산출한 법조인들의 ‘인맥 지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일반인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허용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변호사들의 신상정보는 변호사의 공익적 지위를 감안할 때 법률 소비자들의 알권리가 인정되는 대상이며 이미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된 정보이므로 서비스가 허용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법조인들의 공통된 학력이나 경력 등으로 ‘인맥지수’를 산출해 제공한 것 때문에 법조인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고 수임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전에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다”고 판단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변호사 정보의 불법적 공개로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로마켓 측에 위자료를 함께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