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유명 배우나 아이돌 그룹을 광고모델로 선정해 대중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토종 브랜드와 달리 친환경이나 고기능성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한국 파트너와 50대 50 합작회사를 설립,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다. 다음달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명'아웃도어 거리'에 직영매장을 오픈하고 시장반응을 살핀 후 전국 유통망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파타고니아는 국내 총판업자가 수입ㆍ유통해왔으나 별다른 홍보 없이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마니아층이 생겨나자 국내에 직진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을 최고의 브랜드 가치로 삼는 파타고니아는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처음 제품을 내놨을 때부터 '최고의 상품을 만들되 환경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해 원단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섬유이거나 유기면, 유기울 등으로 제한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원단 마감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최소화하려는 브랜드 철학 때문에 파타고니아 제품은 다른 아웃도어 의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짝거리는 표면이나 화려한 패턴, 선명한 색감이 없다. 반면 친환경 제조과정을 도입해 가격은 평균 30~50만원대로 비싼 편이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환경을 고려한 브랜드 정체성에 공감해 비싼 가격에도 구매해간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파타고니아 관계자는 "상품 기획 때부터 10~20년 후 해당 제품의 재활용 방법을 고려할 정도로 친환경에 초점을 맞췄다"며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친환경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 본사가 직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 역시 등산재킷이 100만원 대에 이를 정도로 고가지만 '강남 아웃도어'로 불릴 정도로 일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브랜드가 시작된지 15년에 불과한 아크테릭스는 '남과 다른'아웃도어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기능성을 인정받아 단시간 내에 시장에 안착했다. 암벽 등반장비인 하네스를 만들며 유명세를 탄 아크테릭스는 세계 최초로 등산 배낭에 방수지퍼와 심테이핑 등 첨단 봉제기술을 적용해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한국에서도 무봉제 배낭 '아크룩스'로 인기를 끌었다. '기능이 곧 패션'이라는 정책 아래 봉제선을 최소한으로 줄인 아크테릭스 제품은 단순한 라인과 세련된 색감이 특징인데 이는 강렬한 원색과 화려한 절개선을 강조하는 토종 아웃도어 의류와 대비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1년 국내에 론칭한 아크테릭스는 현재 전국에 총 19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특히 10월에만 인천, 서울 송파구 문정동,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등 3곳에 잇달아 점포를 열며 빠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크테릭스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고가정책을 펼친다고 지적하지만 아크테릭스는 클라이머가 극한 상황에서 버티기 위해 필요한 것을 채우고 이후에 값을 매기기 때문에 고가정책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